KB금융 전국 남녀피겨스케팅 1위간의 대화[포토]
차준환과 임은수가 2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8 KB금융 전국 남녀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시상식을 기다리며 이야기 나누고 있다. 차준환은 남자 싱글 우승, 임은수는 여자 싱글 우승을 차지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oe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 연기가 끝나자 목동 아이스링크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인형 선물도 속속 날아들었다. 차준환도 만족한 듯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스스로 “굉장히 만족한다”며 합격점을 줬다. ‘업그레이드된 차준환’의 국내 첫 무대는 모든 이들의 가슴을 사로잡을 만큼 훌륭했다.

차준환은 23일 열린 ‘2018 KB금융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이하 랭킹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79.73점(기술점수 TES 92.93점+예술점수 PCS 86.90점)을 획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77.28점을 합쳐 총점 257.01점을 기록하며 여유있게 우승했다. 지난 해 자신과 평창 올림픽 티켓을 다투던 2위 이준형(201.27점) 등 다른 선수들을 훌쩍 따돌린 압도적 우승이었다.

이날 연기의 하이라이트는 초반 두 차례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 있었다. 4회전 토루프를 완벽히 구사해 2.09의 가산점(GOE)을 얻더니 이어진 4회전 살코에서는 GOE를 2.91점까지 높였기 때문이다. 그를 지켜본 지슬란 코치도 탄성을 지르며 차준환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이후부터는 거침이 없었다. 두 번의 3회전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을 판정받았으나 큰 문제는 아니었다. 관중석은 그의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쳐 나갔다. 4분의 프리스케이팅 연기가 끝난 뒤 링크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KB금융 전국 남녀피겨스케팅 차준환, 혼신연기[포토]
차준환이 2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8 KB금융 전국 남녀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oeul.com

이로써 차준환의 2018년이 모두 끝났다. 벼랑 끝에서 살아나 한국 피겨에 새 등불을 밝힌 1년이었다. 차준환은 올해 초만 해도 암울했다. 부상에 시달리며 앞선 두 차례 평창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이준형과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월6~7일 열린 3차 선발전에서 주제곡을 원래 쓰던 것으로 바꾸는 등 승부수를 띄운 끝에 뒤집기 평창행을 이뤘다. 올림픽에서 15위에 올라 한국 남자 싱글 최고 순위를 작성한 차준환은 2018~2019시즌 훨훨 날아올랐다. 두 번의 ISU 그랑프리 대회에서 연거푸 동메달을 획득해 한국 피겨사 첫 남자 싱글 그랑프리 대회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랑프리 대회 상위 6명에게만 출전 자격이 주어진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3위로 시상대에 올라 4년 뒤 베이징 올림픽 입상이 꿈이 아니란 것을 증명했다. 그리고 이날 랭킹대회에서 4회전 점프를 연거푸 성공해 또 하나의 ‘미션’을 달성했다.

평소 자신의 감정을 담담하게 표현하던 차준환도 시즌 마지막 프리스케이팅엔 만족을 감주치 않았다. “클린 연기보다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었다. 좋은 경기한 것 같아 다행”이라는 그는 “부츠가 좋지 않았고 부상이 있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프리스케이팅 전 4회전 점프를 훈련할 때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동안 훈련한 것이 있어 침착하게 임하려고 노력했다. 두 점프 모두 잘 수행한 것 같다”며 웃었다. 특히 그는 “이번 시즌 준비하면서 연습 땐 (두 차례 4회전 점프)클린을 많이 했는데 경기할 때마다 점프 하나에서 실수가 나와 아쉬웠다. 오늘은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잘 한 것 같아 굉장히 만족한다”고 했다. 캐나다 밴쿠버에 베이스캠프를 두고 있는 차준환은 당분간 국내에서 훈련한 뒤 내년 1월11~13일 역시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제73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을 통해 2019년 출발을 알린다.

KB금융 전국 남녀피겨스케팅 임은수, 우아하게[포토]
임은수가 23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8 KB금융 전국 남녀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겸 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하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경쟁이 치열한 여자 싱글에선 김연아 이후 9년 만에 그랑프리 여자 싱글 메달(3위)을 따낸 임은수가 196.79점(쇼트프로그램 68.98점+프리스케이팅 127.81점)을 얻어 생애 첫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2016~2017년 2연패의 주인공 유영이 프리스케이팅에서 130.06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으나 전날 쇼트프로그램 9위 부진을 다 만회하지 못해 183.53점으로 준우승했다. 임은수. 유영과 함께 ‘트로이카 시대’를 열고 있는 김예림이 181.44점으로 3위가 됐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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