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사의 찬미' 이종석과 신혜선이 삶을 위해 죽음을 택했다. 이들의 사랑은 그렇게 비극적이지만 행복한 엔딩을 맞았다.


4일 방송된 SBS 드라마 '사의 찬미'에서는 현해탄으로 몸을 던지는 김우진(이종석 분)과 윤심덕(신혜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윤심덕과 이별 후 김우진은 밤마다 술을 마시며 글을 썼다. 부모의 강요로 김홍기(이상엽 분)와 결혼을 앞둔 윤심덕 역시 김우진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했다. 결국 김우진이 먼저 윤심덕을 찾아갔고 "어디 가지 말고 내 곁에 있어요. 아무래도 당신 없인 안 되겠어요"라며 윤심덕을 붙잡았다.


김우진은 윤심덕에게 동경으로 함께 떠나자고 제안했다. 동생의 유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닛토 레코드사와 계약을 한 윤심덕은 오사카로 가 녹음만 마치고 김우진을 따라 동경으로 가겠다고 약속했다.


김성규(김명수 분)는 김우진의 서재에서 윤심덕과 주고받은 편지를 발견하고 분노했다. 하지만 김우진은 더이상 예전의 착하기만 하던 아들이 아니었다. 김우진은 아버지 김성규에게 "그 사람과 함께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다. 천륜이 아니라 그 무엇을 버려서라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다"라고 단호히 말한 뒤 집을 떠났다. 윤심덕 역시 김홍기와 파혼했다.


경성 부호 이용문(장현성 분)은 윤심덕의 가정 형편을 알고 그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주변 사람들은 윤심덕이 이용문과 은밀히 만나는 조건으로 돈을 받았고 그로 인해 김홍기에게 파혼을 당했다는 거짓 소문을 퍼트렸다. 이 소문은 경성에 모두 퍼졌고 사람들은 그를 손가락질 했다.


조선총독부의 관리 학무국장(이철민 분)은 그런 윤심덕에게 조선총독부가 주최하는 연회에서 노래를 부르라고 요구했다. 그는 "대일본 제국의 영광을 위해 노래해라. 네 노래로 우매한 조선인들에게 황국정신을 주입시켜라"라며 그러지 않을 경우 윤심덕의 가족을 건드리겠다고 협박했다.


김우진과 윤심덕은 동경에서 다시 만났지만 마냥 행복해할 수 없었다. 둘은 어떠한 선택도 할 수 없었기 때문. 김우진은 아버지를 버릴 수 없었지만 사랑과 글도 포기할 수 없었다. 윤심덕은 촉탁가수를 하며 영혼을 버릴 것인가, 가족을 잃을 것인가의 기로에 놓였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난 날의 아리사마 다케오의 글을 이야기했다. 윤심덕은 아리사마 다케오가 연인과 동반 자살한 것을 언급하며 "왜 선생이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겠다. 선생은 더이상 애쓰지 않아도 되고, 더이상 헤어지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쉬고 싶었을 거다. 나도 이제 좀 쉬고 싶다. 너무 지쳐버렸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다. 당신이 너무 그리울 거 같다"며 죽음을 언급했다.


그러자 김우진은 "난 선생이 삶으로부터 도망친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가장 자신다운 삶을 살기 위해 도망친 거다"라며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장 나다운 삶을 살아볼 생각이다. 설령 그 삶이 곧 생의 종말일지라도. 그러니 당신도 내 곂에서 편히 쉬어라"라고 말하며 윤심덕과 함께할 죽음을 준비했다.


이후 둘은 오사카로 향했고 뜨거운 사랑을 나누며 마지막 추억을 쌓았다. 윤심덕은 그곳에서 닛토 레코사와 녹음 작업을 하며 마지막 노래 '사의 찬미'를 남겼다.


두 사람은 김수산-윤수산이라는 가명으로 조선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그날 새벽, 김우진과 윤심덕은 선상에서 뜨거운 키스를 나누고, 마지막 춤을 함께 한 뒤 현해탄에 몸을 던졌다.


'내 가슴에 불 지르고, 마음에 끄지 못할 사랑의 불꽃을 준, 심덕.' 죽음을 앞뒀지만 두 사람은 오히려 담담했고 행복해 보이기까지 했다. 비극을 뛰어넘어 서로의 생에 모든 것이었던 김우진-윤심덕의 사랑이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l 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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