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팍트랙맨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설치된 트랙맨 | 삼성라이온즈제공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어쩌면 머지않은 시점에서 KBO리그도 타구속도와 발사각도, 투구 회전수 등이 중계화면에 고스란히 표시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ML)처럼 가장 타구의 질이 좋은 타자가 누구인지, 어느 투수의 공이 가장 위력적인지 객관적인 수치를 통해 평가할 수 있게 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 KBO리그 대다수 구단이 트랙맨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리그 전면적으로 트랙맨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고위 관계자는 27일 “12월 중으로 각 구단 운영팀을 비롯한 실무진이 모여 트랙맨의 공용화를 논의할 계획이다. 실무진에서 정리가 되면 이사회로 상정되지 않을까 싶다”며 “이미 트랙맨을 사용하고 있는 구단들의 만족도가 높다. 우리나라처럼 선수자원이 작을 수록 선수의 가능성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데 구단들도 동의하고 있다. 트랙맨 데이터는 마케팅적 요소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데이터를 오픈해 야구의 다양한 부분을 선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18시즌의 경우 삼성, 롯데, 두산, 한화, NC가 트랙맨을 사용했다. 지금까지는 타자보다는 투수들이 트랙맨 데이터를 통해 기량 향상에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삼성 최충연과 심창민은 트랙맨 데이터를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팔 높이와 보폭 등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투수 모두 스프링캠프 불펜투구부터 트랙맨에서 집계된 숫자에 관심을 가졌고 시즌에 들어가선 불펜 필승조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대다수 구단이 처음에는 낯선 데이터에 곤혹스러워 했으나 이제는 데이터 활용법이 정착됐다. 이미 어느 정도 기량을 지닌 1군 선수들보다는 새롭게 틀을 갖춰가는 2군 선수들에게 트랙맨 데이터가 유용하다는 게 구단들의 설명이다.

이렇게 트랙맨이 10구단 전체가 모토로 삼고 있는 ‘육성’에 맞춤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2019시즌에는 대다수 구단이 트랙맨을 사용할 확률이 높다. 트랙맨 사업자 애슬릿 미디어 관계자는 “2019시즌에는 9개 구단이 트랙맨 활용을 고려하고 있다. 이미 계약을 체결한 5개 구단 외에도 4개 구단과 새롭게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단 실무자들은 트랙맨 사용을 공용화해 리그 전체적으로 전 구단이 트랙맨을 활용하는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메이저리그(ML)는 2015시즌부터 트랙맨사의 레이더와 카이런히고사의 카메라를 활용한 스탯캐스트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10시즌 전후로 모든 구장에 스탯캐스트를 설치했고 2015시즌부터 스탯캐스트 자료를 대중에 공개했다. 야구장에서 나오는 모든 숫자를 스탯캐스트로 일원화시켜 야구장 전광판, 중계 방송국, 미디어가 똑같이 스탯캐스트 자료를 쓴다. 2018시즌 가장 강한 타구를 날린 선수는 뉴욕 양키스의 지안카를로 스탠튼이다. 스탠튼은 8월 9일 텍사스전에서 타구속도 121.7마일(시속 196㎞)짜리 홈런을 쏘아 올렸다.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는 세인트루이스의 조던 힉스였다. 힉스는 5월 20일 필라델피아전에서 오두벨 에레라를 상대로 구속 105.1마일(시속 169㎞)을 기록했다. 스탯캐스트로 집계된 이 공의 구종은 포심패스트볼이 아닌 싱커였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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