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식 PD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지난달 27일 ‘제2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드라마 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은 tvN ‘나의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수상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더불어 지난 5일 발표된 굿데이터코페레이션 TV화제성 지수에 따르면 2018년도에 방영된 드라마 중 tvN ‘나의 아저씨’가 기록한 35,190점이 지금까지 드라마 중 최고점을 유지하는 등 웰메이드 드라마로서 지금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이선균과 박호산, 송새벽 등 드라마의 중심이 된 세 명의 아저씨를 비롯해 여주인공 이지은(아이유) 등 출연자들의 깊이 있는 연기력에 대한 감탄사와 함께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주는 이야기로 공감과여러 가지 화두를 던져준 덕분이다. 그동안에도 tvN ‘미생’과 ‘시그널’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아온 김원석 PD가 또 한 번 완성도를 입증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활약한 이들의 공도 크다. 초록뱀미디어와 함께 공동제작에 나선 스튜디오드래곤의 박호식 책임 프로듀서가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소위 ‘케이블 드라마’의 산 증인이라고 할 만큼 남다른 내공을 쌓은 인물이기도 하다. 박호식 CP를 만나 ‘나의 아저씨’의 후일담을 들어봤다.

나의 아저씨

◇다시 돌아본 ‘나의 아저씨’

박호식 CP의 휴대전화 컬러링은 ‘나의 아저씨’가 종영한지 6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나의 아저씨’ OST로 되어있다. ‘나의 아저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지는 대목인데, 그는 “보통 내가 참여했던 드라마 OST를 컬러링으로 하진 않는다. 원래는 팝송이 컬러링이었다”면서 “드라마를 만든 사람들의 성의가 많은 분들에게 전달됐으면 했는데, 기대만큼 전달이 안된 아쉬움에서, 그런 마음을 상기시킬 수 있으면 하는 마음에서 (컬러링을) 했다. 사실 최근에는 (컬러링이) 그건지도 잊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OST 제목이 ‘어른’이다. 그 가사를 들어보면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데, 이 드라마도 그렇다. 사람마다 여러가지 의미를 갖더라. 저는, 수상소감으로도 얘기했지만, ‘남이 아니라 자기자신을 위해 살아보라. 그게 삶의 위안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의 드라마였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위할 줄 아는 사람이 남도 위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런게 어른인 것 같아서 그런 의미냐고 (박해영) 작가에게 물었더니 ‘그럴 수도 있고, 또 다른 의미일수도 있고’ 라며 여지를 뒀다”고 했다.

이어서 “박해영 작가가 원래 인터뷰를 안 한다. 자기가 드라마를 어떤 의도로 쓰던,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고, 그래서 인터뷰로 기획의도가 어떻다고 이야기한들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건 그 사람의 몫이기 때문에 인터뷰를 안 한다고 한다. 내가 ‘이 드라마 메시지가 이런거죠’ 하고 물었을때도 마찬가지였다. 또, 김원석 PD는 이 드라마는 남녀 성별을 떠나서 연대를 그린 드라마라고 했다. 그만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드라마였다”고 덧붙였다.

그런 박 CP는 “박해영 작가와는 ‘또! 오해영’ 때 같이 했는데, ‘나의 아저씨’가 ‘또! 오해영’보다 먼저 나왔던 기획이었다. 그때는 너무 시기상조인 기획 같아서 그전에 먼저 로맨스를 하자고 해서 했던 게 ‘또! 오해영’이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나의 아저씨’는 여전히 안방극장에서는 잘 찾아보기 어려운, 신선한 혹은 생소한 소재이면서 여러 모로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주는 바람에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깊은 여운으로 호평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일각에서는 남녀 주인공의 나이차를 이유로 부정적인 견해를 강하게 피력하는 시선들이 있어서 아쉬움이 크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나의 아저씨’가 상을 못 받을줄 알았는데, 어떻게 대상까지 받았다. 주변에서 ‘인생드라마다’, ‘명작이다’ 굉장히 많은 칭찬도 하지만, 다른 식의 해석을 하는 사람도 많아서 그런 의견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했던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방송 중반 정도에 시청률도 그렇고, 댓글들이 적극적인 강성인 댓글들이 있을때, 언제쯤 이런 분들까지 다 포용될 수 있을까 했다”면서 “그래도 대상 수상 직후에 어떤 관계자가 ‘어제 처음 봤는데 너무 좋다’고 축하 전화를 해줬다. 최근에 재방송을 하는 채널이 있어서 이제 봤나보더라. 드라마가 끝난 뒤에라도 이렇게 회자되고, 사람들에게 의미가 될 수 있다면, 그래서 (드라마가) 롱런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상도 받는 것 같다. 우리가 좋은 드라마 만든거구나 깨닫게 해줬다”고 상의 의미를 찾았다.

박호식 PD

박호식 CP는 “내가 ‘나의 아저씨’의 맨마지막 점검자이자 맨처음 시청자여서, 너무 좋았다”고도 했다. “제 일이 좋다. 하지만 어떤 때는 이 일이 싫고,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드라마가 아쉬울때가 그렇다”고 말한 그는 “그런데 이번에 ‘나의 아저씨’는 대본도 다 알고 찍는 과정도 다 봤지만, 그럼에도 음악작업까지 다 완성된 걸 볼 때 첫 시청자로서 너무 좋았다. ‘나의 아저씨’를 만드는 동안 이 일을 하는 보람을 느꼈고,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사람들과 작업을 한다는 즐거움이 있었다. 많은 스태프들이 그런 생각을 했을 거다”라고 했다. 연출자인 김원석 PD의 완벽한 면모를 칭찬하는 말이었다. 그는 “너무 완벽을 기하는게 독종 같아서 ‘다시는 김원석 PD랑 안하겠다고 선언을 했던 스태프들이 지금은 다 제주도에 내려가 있다”며 웃었다. 김원석 PD는 현재 tvN ‘아스달 연대기’를 제주도에서 촬영중인 것. 여기에 김나영 편집기사를 비롯해 ‘나의 아저씨’ 때 많은 스태프들이 참여하고 있다.

박해영 작가와 김원석 PD의 완벽한 궁합이 ‘나의 아저씨’를 만들어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알고 보니 두 사람의 조합은 박호식 CP의 작품이었다. 원래 김원석 PD가 박호식 CP가 준비중이던 또 다른 드라마에 투입됐지만, 박해영 작가와 더 잘 맞을 것이라고 본 박 CP가 현재의 ‘나의 아저씨’ 제작진 조합을 만들어낸 것이다. 박 CP는 “원래 좀더 감성적인 로맨스물을 할 계획이었는데, 그보다는 ‘나의 아저씨’가 더 잘 맞을 것 같아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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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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