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채태인 타격
롯데 채태인. 2018. 5. 11 부산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사직=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이틀 연속 정말 필요할 때 한 방을 쏘아 올렸다. 롯데가 베테랑 좌타자 채태인(36)의 결정적 홈런으로 넥센과 주중 3연전을 극적으로 가져갔다. 지난 겨울 롯데가 단행한 채태인 사인 앤드 트레이드는 이미 대성공이다.

채태인은 28일 사직 넥센전에 이대호를 대신해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해 7회말 승기를 잡는 만루포를 터뜨렸다. 전날 경기 8회말 대타 3점포를 기록한 그는 이날도 진가를 발휘했고 롯데는 넥센을 8-6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5위 KIA를 1경기 차이로 추격하며 2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굵직한 발자국을 찍었다.

이로써 롯데의 지난겨울 사인 앤드 트레이드는 ‘신의 한 수’로 판명됐다. 롯데는 지난 1월 FA(프리에이전트) 미아가 된 채태인을 구제했다. 채태인의 전 소속팀 넥센과 협상테이블을 마련해 채태인이 넥센과 계약한 후 바로 트레이드를 실행하는 묘수를 짰다. 당시 넥센은 4번 타자 1루수 박병호의 복귀로 채태인이 활용도가 극히 제한됐다. 사실상 채태인이 필요하지 않았고 채태인을 롯데로 보내고 롯데로부터 좌완 유망주 박성민(20)을 받았다.

롯데에도 4번 타자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롯데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가 4번 타자 1루수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롯데는 이대호의 나이를 고려해 이따금씩 이대호에게 휴식을 주고 좌타거포 갈증도 해결해줄 타자가 필요했다. 채태인이 눈에 들어왔지만 보상선수까지 내주며 채태인과 FA 계약을 체결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하지만 1월초 단장회의 때 롯데 이윤원 단장과 넥센 고형욱 단장이 만나 채태인의 길을 열어주기로 합의하면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는 가속페달을 밟았다.

올시즌 채태인은 롯데가 기대했던 모습을 고스란히 펼쳐보이고 있다. 이날 처음으로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그는 마지막 9회초 수비서도 김규민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와 친구인 이대호와 함께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롯데 조원우 감독도 “태인이가 합류하면서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가 늘었다. 선발 출장하든 대타로 대기하든 경기 후반 끝까지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고 만족했다. 지난 27일 대타 역전 3점포를 두고는 “태인이가 직구에 강하기 때문에 빠른 공이 장점인 이보근에 맞춰 기용했다. 기대했던대로 홈런을 날리면서 올시즌 가장 힘든 승부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 후 채태인은 “운수 좋은 날이다. 걸어서 나가기는 싫었기 때문에 삼진이 되더라도 스윙할 생각이었고 배트 중심에 맞아 넘어갔다”고 만루홈런 순간을 돌아봤다. 덧붙여 올시즌에만 벌써 두 차례 만루홈런을 기록한 것에 대해 “만루에서는 더블플레이를 피하는 동시에 최소한 외야플라이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확실히 집중력이 달라진다”고 결정적 홈런을 날린 비결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궃은 날씨에도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팬 성원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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