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
2016년 방송돼 큰 인기를 끌었던 tvN‘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덕선 역의 혜리가 손가락에 꼬깔콘을 끼워먹고 있다.  출처 | 방송화면캡처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복고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던 tvN ‘응답하라 1988’에는 주인공 덕선이가 꼬깔콘을 손가락에 끼워놓고는 멍때리며 하나씩 먹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도 “나 옛날에 저러고 먹었었는데”하며 피식 웃은 시청자가 많았을 게다. 나도 먹고 언니도 먹고 이모도 먹던 과자인데 지금도 먹는 과자, 꼬깔콘은 언제 태어났을까. 꼬깔콘은 1983년 출시돼 지금까지 35년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과자계의 왕자다. 1985년생 스포츠서울 창간을 기념해 ‘새우깡 세대(1971년)’와 ‘홈런볼 세대(1988년)’ 사이에 출시돼 30여년간 계속 사랑받고 있는 인기 간식들을 모아봤다.

포테토칩_오리지널_s
포테토칩. 제공|농심

◇1980 국내 최초 생감자칩의 탄생

1980년대의 포문은 국내 최초의 생감자칩 농심 ‘포테토칩’이 열었다. 농심은 1979년 ‘감자칩의 본고장’ 미국에서 들여온 생사설비를 안양공장에 설치하고 본격 제품개발에 들어갔다. 감자는 지금까지도 가장 많은 스낵의 원료가 되는 인기 채소지만, 당시의 포테토칩은 가히 센세이셔널한 스낵이었다. 싱싱한 생감자를 동글동글한 모양 그대로 얇게 썰어 식물성 기름에 살짝 튀겨내 고소한 감자향, 바삭한 식감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포카칩
포카칩. 제공|오리온

‘포테토칩’의 강력한 라이벌 오리온 ‘포카칩’은 8년 뒤인 1988년 등장한다. 입안에서 ‘와사삭’ 부서지는 식감을 극대화한 제품으로 생감자 두께를 1.3㎜ 안팎으로 잘라내는 게 비결이다. 오리온은 강원도 평창에 감자만을 연구하는 국내 최초의 민간연구소 ‘감자연구소’를 설립, 감자 종자 개발, 저장, 선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빠삐코 초코
빠삐코.  제공 | 롯데푸드

◇1981~1982 노래를 부르며 따라 먹었다

이 노래를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세대가 갈린다. 1981년 출시된 롯데푸드(구 롯데삼강) ‘빠삐코’는 진한 초콜릿 맛을 적용한 쮸쮸바(펜슬바)로 익살스러운 만화 캐릭터가 “빠빠라빠빠라 삐~삐삐리 빠삐코”라는 중독성 높은 CM송을 불러 단숨에 이름을 알렸다. 머리 부분을 옆으로 ‘뽁’ 꺾어서 먹는 방식으로 클래식 쮸쮸바의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후렌치파이
후렌치 파이. 제공|해태제과

1980년대 친구 생일파티에는 빠지지 않던 고급 간식 해태제과 ‘후렌치파이’는 서양식 디저트를 연상시키는 우아한 모습과 달콤한 딸기향으로 사랑받았다. 2.5㎜ 두께의 얇은 과자가 64겹으로 겹쳐진 형태로 베어 물 때 부드러우면서도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제품 디자인도 크게 바뀌지 않아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제품이다.

빼빼로
빼빼로. 제공|롯데제과

◇1983~1984 기념일이 생긴 과자

유일하게 기념일이 있는 과자 롯데제과 ‘빼빼로’는 1983년생이다. 길쭉한 막대 모양 빼빼로를 닮아 붙여진 11월11일 ‘빼빼로데이’는 1996년경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지방의 몇몇 여학생들이 “빼빼로처럼 날씬해지자”는 의미로 11월11일에 빼빼로를 주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일반 빼빼로 1통이 200㎉라고 하니 이걸 먹는다고 날씬해질 리는 없다.

비슷한 시기 앞서거니 뒤서거니 두개의 동물 스틱바(일명 하드)도 등장한다. 바로 롯데제과 ‘죠스바’와 롯데푸드 ‘돼지바’다. 검푸른 상어 모양의 죠스바는 안쪽에 빨간 딸기 속이 들어있는데, 죠스 몸통에 해당하는 보라색을 먹다 보면 입술이 드라큘라처럼 거무스름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색은 보라색이지만 주원료는 오렌지로 새콤한 맛이다. ‘돼지바’는 돼지해의 기운을 받아 풍성하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다. 연유바에 초코크런치가 두둑이 입혀진 형태로 돼지를 닮지는 않았지만, 맛은 푸짐해 오래 사랑받고 있다.

오리온 고래밥 볶음양념맛
고래밥. 제공|오리온

오리온에서 만든 ‘고래밥’은 짭조름하고 바삭한 미니 공갈과자 모양으로 눈길을 끌었다. ‘고래밥’이라는 이름처럼 다양한 어종의 물고기, 즉 고래, 바다거북, 문어, 오징어, 복어, 게, 불가사리, 상어 등이 들어있다. 지난 2015년에는 고래밥 가족을 젤리로 재탄생시킨 ‘젤리밥’이 나와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1985~1986 죠크박을 아시나요?

롯데제과가 창사 50년을 기념해 지난해 4월 ‘롯데제과 최고의 CM송 제품’을 조사한 결과,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게 바로 1985년 출시된 ‘스크류바’다. ‘빠삐코’와 마찬가지로 박수동 화백이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결합해 인지도를 확 끌어올렸다. 딸기와 사과를 넣은 ‘얼음 꽈배기’ 형태로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죠크박
수박바, 죠스바, 스크류바. 제공|롯데제과

같은 해 출시된 빙그레 ‘캔디바’는 청순 스틱 바의 효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유로 속을 채우고 은은한 민트색으로 겉을 둘러 특히 여학생들의 사랑을 받았다. 1986년에는 롯데제과의 아이스바 3총사 ‘죠크박(죠스바+스크류바+수박바)’을 완성하는 수박바가 선보인다. 빨간 수박모양은 수박과 딸기를 섞은 맛으로 장수 스틱 바의 특징인 새콤함을 더했다.

gag11@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