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보스니아의 프로시네츠키 감독, 출정식 제물 될 순 없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축구대표팀의 로베르트 프로시네츠키 감독이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한국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그라운드를 응시하고있다. 전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전주=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원투펀치가 55~60분을 뛰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예상과 달리 성의 있게 뛰었다. 신태용호 입장에선 괜찮은 평가전이 됐다.

한국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국내 출정식 겸 A매치를 치렀다. 상대는 비록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탈락한 팀이지만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등 동유럽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관건은 보스니아가 얼마나 성의 있게 뛰는가였다. 신태용호는 지난 달 28일 대구에서 북중미 온두라스를 2-0으로 완파하고도 논란에 빠졌다.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 최종예선 4위를 차지한 온두라스가 주전 5명을 빼고 내한한 것에 이어 실전에서도 특히 후반에 성의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는 것이었다.

보스니아에도 그런 시선이 있었다. 보스니아는 지난 29일 자국에서 몬테네그로와 A매치를 치른 뒤 12시간 이상을 날아와 지난 달 30일 밤 늦게 전주에 도착했다. 선수들이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특급 대우를 받고 있는 원톱 에딘 제코와 공격형 미드필더 미랄렘 퍄니치의 출전 시간이 얼마나 될 지 알 수 없었다. 보스니아의 로베르트 프로시네츠키 감독도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 나와 “선수들의 컨디션을 좀 지켜본 뒤 뛸 선수를 정하겠다”며 아리송한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막상 선발 라인업이 공개되면서 그런 우려는 기우임이 드러났다. 제코는 전반 초반 골이나 다름 없는 묵직한 슛을 날리는 등 활동량은 많지 않았으나 간결하면서 쉬운 플레이로 한국 수비수들을 달고 다녔다. 퍄니치 역시 1~2명은 쉽게 제치는 탈압박 플레이로 미드필드 싸움을 전개했다. 둘 다 골은 터트리지 못했으나 유럽의 스타 플레이어들을 보고 싶어했던 한국 팬들의 기대를 충분히 채웠다. 그들이 움직인 틈 사이로 터키 1부리그 도움왕 에딘 비스차가 3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수준급 팀과의 스파링을 통해 러시아 월드컵 본선 대비 예방주사를 맞고 싶어했던 신태용호에게도 좋은 평가전이 됐음은 물론이다.

퍄니치와 제코는 각각 후반 12분과 14분 교체아웃됐다. 부족하지 않은 시간을 뛰었다. 제코가 아웃될 땐 한국 관중이 박수를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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