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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롯데가 무너졌다. 아니 자멸했다. 최근 잇따라 역전패하며 어렵게 끌어올린 분위기가 땅에 떨어졌다. 실책으로 인한 패배라 더 뼈아프다.
롯데는 지난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6회까지 4-0으로 앞섰지만 7회와 8회 5점씩 내주며 4-10으로 역전패했다. 1패 이상의 충격을 떠안았다. 그동안 불펜을 지탱해주던 진명호(0.2이닝 3실점 무자책점), 오현택(0.2이닝 2실점)까지 무너졌기 때문이다.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진명호는 선두타자 강한울을 내야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유격수 실책이 나왔고 대량실점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8회에는 정훈(1개), 손아섭(2개)의 실책이 쏟아졌다. 롯데는 순식간에 흔들리며 무너졌다.
22일 현재 롯데는 45개로 10개팀 중 가장 많은 실책을 범하고 있다. 롯데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실책 89개(5위), 114개(2위)를 기록했다. 수비보다 공격에 의존하는 팀이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수비를 강조하는 조원우 감독 부임 이후 조금씩 달라졌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수비훈련에 대한 강도를 높였고 2016년에는 10개팀 중 3번째로 적은 91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86개로 최소 실책팀의 명예를 거머쥐었다. 그랬던 롯데가 1년만에 다시 수비불안증을 호소하고 있다.
실책이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실책이 한번 나오면 들불처럼 번진다. 지난 22일 경기만 봐도 그렇다. 분위기에 휩쓸린다. 지난 시즌 롯데는 후반기 기적같은 진격으로 3위까지 뛰어 올라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투타밸런스가 기막히게 맞아 떨어졌지만 숨겨진 원동력 중 하나는 안정된 수비다. 지난 시즌 최소 실책을 기록한 이유도 후반기 자리를 잡은 수비 덕분이다. 앤디 번즈가 내야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면서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실렸지만 올시즌 번즈까지 벌써 실책 7개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 감독은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말하듯 마운드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게 수비다. 수비가 흔들리면 팀이 흔들린다”고 강조했다. 정답이다. 최근 좋은 흐름을 타던 롯데에 다시 실책 경계령이 내려졌다. 실책은 서로를 불신하도록 만드는 원흉이다. 빨리 털어내야만 롯데가 원하는 도약을 이룰 수 있다. 화려한 라인업보다 수비 안정이 먼저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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