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대한항공 여객기 안을 1급 발암물질이 든 화학물질로 청소해왔다는 노동자들의 문제제기로 대한항공이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고용노동부 산하 안전보건공단이 이를 묵인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함께 발암물질로 인한 암 발병으로 최근 5명의 기내 청소노동자가 퇴사했다는 제보도 나왔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안전보건공단은 지난해 6월 대한항공으로부터 기내 청소약품인 ‘템프’와 ‘CH2200’을 전달받아 분석했다. 이 약품은 기내 식탁과 의자의 얼룩을 지우는데 쓰이는데 1급 발암물질 등이 포함된 위험 물질이다. 하지만 안전보건공단은 이 물질들이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템프에 대해서는 ‘에틸렌글리콜 0.022~0.03%함유’, ‘기타 측정 및 특검대상 유해인자 없음’이라고 분석했다. 함유량 기준치를 1% 이상이 될때만 위험하다고 봤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반면 템프 제조사가 공개한 에틸렌글리콜 함량은 0.1~1.5%로, 공단 분석과 50배 가량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대로 보자면 노동자들은 특수 검진 대상에 해당한다.

또 템프 중량의 50%이상을 차지하는 1급 발암물질은 쿼츠에 대한 분석은 아예 생략하고 넘어갔다.

이에 대해 안전보건공단 측은 제조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쿼츠가 영업비밀로 규정돼 어떤 성분인지 몰라 생략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에틸렌글리콜 함유량이 제조사 분석과 큰 차이가 난 이유에 대해서는 작업현장서 가져온 자료 분석 결과 실제로 0.022~0.03% 정도로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기내청소 하청업체에서 5년 동안 근무했다는 김태일 공공운수노조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 지부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짚었다.

김 지부장은 “발암물질이 포함된 ‘템프(TEMP)’와 ‘CH2200’으로 (기내) 식탁을 닦았다”며 “산업안전보건물질이라는 자료에 의하면 ‘쿼츠’라고 하는 건 1급 발암물질”이라며 “이건 유럽에서도 쓰지 않는다. 그런데 저희가 쓴 템프라는 거에 (쿼츠의) 함량이 50~60%이다. 반절이 넘는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김 지부장은 대한항공 기내청소 노동자들이 그간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약품을 사용해왔고 심지어 장갑도 끼지 않고 일을 하도록 회사 측이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이로 인해 최근 5명 가량의 노동자가 암으로 퇴사했다고 전했다. 김 지부장은 “원인은 모르지만, 5명이 1년안에 퇴사를 암으로 했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걱정을 하고 있다”며 “혹시 청소하다가 쓴 이 (발암)물질 때문이 아닐까해서 조사를 해달라고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이 물질을 사용 대신 물비누로 청소하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측은 “언급된 세정제는 환경부 규제 유해화학물질(유독물질, 제한물질, 금지물질 및 사고대비물질)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세정제 원액은 물과 5분의 1로 희석해 제공·사용했으며, 관계기관(안전보건공단, 인천중구청)의 성분 검사에서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바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하지만 일부 근로자들의 우려를 감안해, 2017년 6월 이후 문제가 된 세정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melod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