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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송일수(64) 감독에게 혹시 ‘사랑에 빠진 선수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잠깐 당황하던 송 감독은 “음, 사랑에 빠졌다는 표현은 좀 그렇지만 올해 두산의 성패를 좌지우지할 선수가 있기는 하다”고 답했다. 최고령 1군 ‘초보 사령탑’인 송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선수는 누구일까.
송 감독은 “그가 건강한 모습으로 한 시즌을 뛰어주면, 파생되는 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건강하게 한 시즌 자리를 지켜주면, 경기 운용도 백업선수들의 기용폭도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가 부상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한다면, 두산은 정말 어려운 시즌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주 삼박자를 모두 갖춘데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워낙 강해 그 기운이 벤치 전체로 전달돼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다. 송 감독은 “야구에 대한 열정, 훈련하는 태도 등 모든 면에서 올해 두산의 키플레이어”라며 다시 한 번 극찬했다.
지난겨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한 이종욱 손시헌(이상 NC) 최준석(두산) 등 주축들을 모두 떠나보냈고, 김태영(KIA) 김선우(LG) 등 베테랑 투수들도 팀을 빠져나갔다. 젊은 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꾸려가야 하는 송 감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부분. 하지만 그는 “젊은 선수들이 워낙 잘하고 있고 매일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 걱정없다. 베테랑 홍성흔이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고, 팀내 경쟁체제가 강해졌기 때문에 오히려 선수들에게 ‘살살하라’고 주문할 정도”라며 큰 걱정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배경에 역시 ‘키 플레이어’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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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는 다름아닌 유틸리티 플레이어 오재원(29)이다. 매년 포스트시즌 때마다 상대 사령탑이 ‘제발 엔트리에서 빠졌으면 하는 선수’ 혹은 ‘미치지 않았으면 하는 선수’로 첫 손에 꼽는 인물. 송 감독의 말처럼 눈에 독기를 품고 플레이하는 모습에 두산 선수들이 동화되기 일쑤고, 그 기세에 상대 벤치가 소위 말려들기도 한다. 내야 백업으로 최주환 허경민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 송 감독의 시즌 운용 계획에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번트를 기본으로 하는 작전수행능력을 갖춘 오재원의 존재감이 클 수밖에 없는 것. 이 소식을 들은 오재원의 반응이 걸작이다.
그는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는 게 최고의 덕목인데, 자꾸 주목되면 불편하다”고 웃은 뒤 “감독님과는 ‘오하이요 고자이마쓰’(아침인사로 안녕하세요라는 뜻) 말고는 대화가 없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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