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피겨 기대주 렴대옥이 3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둘째 날 훈련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을 지나가고 있다. 강릉 | 김용일기자

[강릉=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좋았습니다.”

북한 피겨 페어 간판 렴대옥(19)-김주식(26)조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비 국내에서 가진 이틀째 훈련에서 오전과 오후 각각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점검했다. 첫 날 입을 굳게 닫은 이들은 이례적으로 한국 취재진을 향해 입을 여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변했다.

렴대옥, 김주식은 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선수촌에 복귀했다. 오전엔 29분을 소화했다. 11시34분께 지하 2층 보조링크에 들어선 이들은 처음으로 쇼트프로그램 음악인 비틀스의 ‘A Day in the Life’ 선율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통상 선수단이 훈련 때 연기 배경음악을 조직위에 제출해야 자신들의 곡에 맞춰 훈련할 수 있다. 전날엔 장내에 흐르는 기본 배경음악에만 맞춰 몸을 풀었다. 초반 8분여 다른 음악으로 몸을 풀더니 상의를 벗고 비틀스 음악에 맞춰 땀을 흘렸다. 전날 점프보다 안무 맞추기에 집중했으나 이날 점프에 적극적이었다. 렴대옥이 한 차례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를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리프트 동작에 이어 드로우 점프도 반복했다. 김현선 코치가 리프트 동작이 끝날 때마다 렴대옥과 김주식을 불러 동작을 바로잡기도 했다.

렴대옥은 훈련을 마친 낮 12시 3분께 ‘DPR Korea’가 새겨진 트레이닝복을 입고 믹스트존에 김주식과 등장했다. “오늘 훈련 어땠느냐”는 취재진 말에 머뭇거리더니 “좋았습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김주식은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으나 시종일관 웃었다. 뒤따르던 김현선 코치는 이례적으로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이렇게 반가워해주시니 기쁩니다”고 화답했다.

렴대옥과 김주식이 3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들은 오후 훈련 예정 시간인 5시30분께 다시 강릉아이스아레나에 등장했다. 2층 메인링크로 장소를 옮겼다. 캐나다 퀘벡 출신 가수 지네트 르노의 곡 ‘Je ne suis qu’une chanson’의 선율을 따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쳤다. 트리플 트위스트 리프트를 시작으로 수행 과제를 점검했다. 쇼트프로그램 때보다는 다소 강도높게 임하지는 않았다. 중간중간 연기를 멈추고 서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김현선 코치가 렴대옥과 김주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현선 북한 피겨 코치가 이틀째 훈련을 마친 뒤 국내 취재진을 향해 두 손을 들어올리며 인사하고 있다. 강릉 | 김용일기자

오후 훈련까지 마친 이들은 서둘러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강릉아이스아레나를 빠져나갔다. 렴대옥은 공동취재구역에서 ‘오전과 비교해서 훈련이 어땠느냐’는 말에 “좋았습니다”라며 오전과 같은 대답을 했다. 김 코치는 별다른 말 없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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