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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한국대표팀으로 참가한 장필준(왼쪽)과 구자욱. 도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2017시즌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삼성은 올해 2명의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해냈다. 투수 장필준(29)과 야수 구자욱(24)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했다. 비록 우승을 일구진 못했지만 두 사람은 앞으로 선수생활에 있어 잊지 못할 소중한 국제 경험을 쌓았다. 이는 소속팀 삼성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PBC에 출전한 장필준과 구자욱의 희비는 엇갈렸다. 장필준은 두 차례 마운드에 올라 2.1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1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1이닝 동안 삼진 3개를 빼앗으며 호투를 펼쳤고, 2차전 대만과 경기에선 1-0으로 앞선 8회 2사 2, 3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1.1이닝 3삼진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특히 대만전 9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뒤 크게 포효하는 모습은 많은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 장필준과 달리 구자욱은 아쉬움을 남겼다. 대표팀의 중심타자로 큰 기대를 모으며 3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1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볼넷 1개가 구자욱이 기록한 유일한 출루였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이 끝까지 믿음을 보이며 중용했지만 보답하지 못했다.

성적에선 명암이 엇갈렸지만 두 선수가 대표팀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은 돋보였다. 대표팀에서 두 사람이 갖는 책임감은 남달랐다. 장필준은 투수조 최고참이었고, 구자욱은 대표팀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성적 뿐 아니라 개성 있는 선수들을 한 데 아울러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만들어야 했다. 부담감이 어깨를 짓눌렀지만 두 선수는 훌륭하게 선수단을 이끌었다. 맏형 장필준은 일본과 1차전에서 패한 뒤 고생한 후배들에게 장문의 단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위로하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내용이었다. 휴식일이었던 18일엔 도쿄돔에서 끝까지 일본과 대만의 경기를 지켜보며 전력 분석에 힘썼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구자욱도 마찬가지다. 주장으로서 선수단의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며 대표팀의 분위기를 한층 즐겁게 만들었다. 선 감독도 “구자욱이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도 입을 모아 구자욱을 칭찬했다. 동갑내기 절친 박민우는 “구자욱이 리더십 있게 팀을 이끌고 있다. 각자 다른 팀에 있다 대표팀으로 모이면 친한 선수끼리 무리지어 다니는 경향이 있는데 자욱이가 다 같이 어울려 놀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로서 소중한 경험은 소속팀 삼성에서도 빛을 발할 전망이다. 장필준과 구자욱은 삼성 투타의 중심이자 향후 수 년간 핵심 멤버로 활약해야 한다. 그만큼 젊은 후배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클 수 밖에 없다. 두 선수는 후배들에게 자신들의 경험을 전수하고 후배들은 이를 바탕으로 한층 성장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삼성 전체의 전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복귀한 두 선수가 반가울 수 밖에 없는 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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