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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내셔널리그가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습니다.”
목포시청은 한국판 ‘칼레의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에 속하지 않은 팀이 FA컵 4강에 오르기는 지난 2008년 고양 국민은행 이후 9년 만의 일이다. 목포는 내친 김에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좋은 FA컵 성적을 올린 울산현대미포조선(2005년 준우승)의 기록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목포시청은 올 시즌 FA컵 64강에서 창원시청을 2-0으로 꺾은 뒤로 32강에서 양평FC(1-0 승), 16강에서 포천시민축구단(1-0 승) 등 K3리그 팀들을 연파하고 8강까지 내달렸다. 비교적 수월한 대진으로 준준결승에 간 목포시청은 K리그 챌린지 강호 성남FC와 맞대결에서 자신들의 승승장구가 운이 아니라는 것은 입증했다. 3골을 넣는 이변을 일으키며 4강에 진출했다.
한국판 ‘칼레의 기적’을 꿈꾸며 울산과 경기를 앞둔 김정혁 목포 감독은 26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FA컵 준비 상황을 전했다. 김 감독은 “울산과 대진 결정 이후 선수 분석에 힘 기울였다. 우리가 울산보다 뛰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리한 부분을 찾았다”라며 “선수비, 후공격에 무게를 두고 실점하지 않는 축구를 할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몇 번의 기회가 찾아올지 모르지만 한 번 공격할 때 번쩍해야 한다. 그래서 방패도 많이 가다듬는 한편 한 방을 위한 창도 날카롭게 갈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부담없이 경기를 뛰라고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덧붙였다.
목포와 울산은 대한민국 서쪽 끝에서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다. 목포는 울산과의 경기를 위해 먼 원정길을 떠나야 한다. 만만찮은 이동거리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지난해까지 울산현대미포조선과 경기를 하기 위해 자주 다녔다. 당시엔 6시간이 걸렸지만 길이 좋아져서 4시간 정도로 줄었다.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니다. 지난해에는 이동 중에 밥을 먹고 가서 시간이 더 많이 걸린 것 같다”라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로에 실력을 보여주고 싶은 선수들의 의욕이 강하다. 이 때문에 선수들에게 팀 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라고 의욕 넘치는 분위기를 전했다.
개인적으로 김 감독은 10년 주기 FA컵 우승 경험을 갖고 있다. 1997년엔 전남 드래곤즈 선수 시절 FA컵 우승을 이끌면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2007년엔 전남 코치로서 두 번째 우승을 경험했다. 그리고 다시 10년이 지나 올해 FA컵에서 새로운 스토리를 꿈꾼다. 김 감독은 “만약 우승하게 되면 좋은 기록이 되겠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낸다면 그것은 다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이다. 선수들에게 감사해야 된다”라며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김 감독은 “K리그 클래식에서도 전력이 좋은 울산이랑 맞붙지만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다. 멋있는 경기를 보여줘 ‘내셔널리그가 약하지 않구나’라는 생각되게 만들 것이다. 팬들에게 끝까지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 선수들과 착실하게 준비했다. 최선을 다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각오를 다졌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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