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제공|롯데그룹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직원에게 흰 머리를 염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언을 퍼부어 논란을 일으킨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이번에는 관련 보도를 막고자 금전 보상 등으로 피해자를 회유해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8일 YTN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롯데월드 권 모 상무는 조리사로 일하던 피해자 강동석 씨에게 금전적 보상을 제시하며 보도를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YTN이 피해자를 취재하는 것을 인지한 롯데 측은 “취재진과 협의를 마쳤다”는 거짓말로 강씨를 회유해 보도를 막고자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 롯데월드 대표 시절인 지난 2012년 3월 롯데월드 조리사로 일하고 있던 직원에게 “머리 흰 게 자랑이야? 대기업 다니는 사람이 대기업 다니는 사람답게 행동해야지. 뭐하는 거야 지금 당신. 안 그만두면 어떻게 못하겠지. 대기발령 낼거야 당신”이라며 폭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의 강압에 강씨는 결국 머리를 염색하고 여러 차례 사진까지 찍어 보고했지만 롯데월드 측은 7개월뒤 강 씨가 염색 대신 스프레이를 썼다며 정직 처분을 내렸다. 강씨는 현재 떠밀리듯 사직서를 낸 뒤 인권위를 거쳐 법원에 까지 부당함을 호소했지만 5년간의 법쟁 투쟁에도 끝내 회사로 복귀할 수 없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사장 측은 “오래전 일로 이미 인권위와 법원의 판단이 있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상처를 받으신 분께 사과드린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는 2015년 롯데 하이마트로 자리를 옮긴 뒤, 올해 그룹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해당 사안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세부적인 내용을 확인 중에 있다”며 말을 아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전국 매장이 460여곳 정도 되는데 대표 방문이 1년에 한번 정도 진행된다. 한번 오는 방문이니 준비를 잘 해보자는 차원에서 과한 점검이 이뤄진 것으로도 보여진다”며 “물의를 빚은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 현장에서 직원들이 불편을 겪고 있고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의견수렴을 통해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의 막말에 시달린 것은 비단 강씨 뿐만이 아니다. 협력업체를 상대로 무리한 업무지시를 비롯해 전 현직 롯데월드 직원들부터 현재 롯데 하이마트 직원들까지 이 대표의 갑질 행태로 고통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상당하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증언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국의 롯데하이마트 각 지점을 돌며 청소상태, 복장 불량을 체크하거나 실적보고 등의 암기를 제대로 했는지를 확인하는 데 직원들이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이른바 아무 일도 주지 않는 보직 대기를 남발하기도 했다. 보직 대기자로 처리되면 휴대전화 반납은 물론이고 한달동안 빈 책상에서 하루종일 반성문에 가까운 경위서를 써야한다. 이외에도 황당한 갑질 행태로 직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 대표가 방문하면 즐겨마시는 탄산수를 항상 준비해놓아야하는데 한 신입사원 이를 마시자 CCTV를 통해 확인한 후 질책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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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매장 내부 전경.

지난해 9월에는 롯데하이마트 내부 직원들에게 외제차를 타고 다니지 말라는 지시를 내려 인권침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회사는 지점별로 직원들의 차종과 차량번호를 확인해 외제차 소유 직원이 확인되면 소유계기, 유지 능력 등에 대해 면담을 하겠다는 지침을 내렸다. 게다가 지점장이 판단해 직원이 소득수준을 벗어난 소비행태를 보이면 명단을 적어 회사에 제출토록 했다. 이에 직원들은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당시 롯데하이마트 측에서는 “전 직원 대상이 아닌 영업본부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고 공식문건이 아니었다”며 일축했고 뒤늦게 직원들에게 사과 메일을 발송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대표나 지사장 등이 현장점검을 나갈 때는 분위기 쇄신 및 직원들 격려 차원에서 이뤄진다”며 “지점 실적의 경우 점검은 할 수 있지만 요즘 전산으로 실적 체크가 되기 때문에 외울 필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 체크를 하는 이유는 실적이 부진할 경우 대책마련을 위해서다. 복장 및 지점 청결 상태의 경우에는 모든 것이 지점장 권한이기 때문에 대표가 지점 방문 시 이에 대한 것을 지적하거나 질책하지 않는 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과한 조치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1960년생으로 건국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6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뒤 2007년 롯데백화점 잠실점, 경영지원 부문장을 맡았다. 2012년에는 롯데월드 대표이사에 올랐고 2015년부터는 롯데하이마트를 이끌어오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ROTC 22기 장교 출신으로 권위적인 군대식 문화를 선호하고 규율과 질서를 유난히 따지는 경영 스타일을 보여왔다고 전해졌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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