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친구라면, 방송은 애인같죠”
YTN의 장수 프로그램 ‘스포츠24’ 진행을 맡고 있는 스포츠 캐스터 류주현의 전공은 바이올린이다.
연세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의 유명 음대인 보스턴 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는 등 프로 바이올리니스트였다.
대학원 졸업연주에서는 난곡으로 유명한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Resurrection)’ 의 카네기홀 연주에 참가할 정도로 실력파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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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후에도 동창생들과 함께 트리오를 결성해 연주회를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아나운서로 방향을 튼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박사학위를 신청하고 잠시 귀국했다. 하지만 짧은 귀국일정동안 자신도 모르게 뉴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전도유망한 연주자의 길이 열려 있었던 터라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지만 류주현의 의지를 꺽지는 못했다.
류주현은 “한순간이었죠. TV속의 캐스터들의 모습을 보고 나자신을 보는 것 같았어요” 라며 “나도 모르게 방송이 천직이라고 느꼈죠. 처음엔 부모님이 반대했지만 나중엔 받아주셨어요”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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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늦은 나이에 방송일을 시작했지만 욕심을 내지 않았다. 차근차근하게 밟아간다는 미덕아래 지방방송부터 시작해 YTN에 입성했다.
그의 롤모델은 CNN의 전앵커 폴라 잔이다. 폴라 잔 역시 첼리스트에서 앵커로 전향했다.
류주현과 비슷한 케이스의 소유자다.
앵커에서 첼리스트로 활발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폴라처럼 류주현도 음악과 앵커에 열정을 쏟고 있다.
현재는 앵커일에 집증하고 있지만 음악 또한 그의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류주현은 “본격적인 연주활동은 못하고 있죠. 하지만 틈나는대로 보육원과 복지원을 찾아다니며 동창생들과 트리오를 결성해 연주활동을 하고 있죠. 봉사와 연주를 함께 할 수 있어 기뻐요” 라며 웃었다.
그가 트리오로서 자주 연주하는 곡은 탱고의 대가 피아졸라가 작고한 사계. 흔히 사계하면 비발디를 연상하지만 피아졸라의 사계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고. 류주현은 “피아졸라의 사계는 남미 특유의 감각이 느껴질 수 있는 곡이죠. 친근하면서도 현대적인 매력이 넘치죠” 라고 적극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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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류주현은 스포츠 캐스터로서 의미있는 작업을 진행했다.
‘1억 3천만 달러의 사나이’ 라고 불리는 한국출신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단독 인터뷰한 것이다.(본방 : 2014년 2월 1일(토) 오전 0시 30분 (25분) 재방 : 새벽 2시 30분 / 낮 12시 30분)
그가 맡고 있는 ‘스포츠24’의 300회 특집을 위해 추신수를 만났다.
음악을 통해 체득한 특유의 부드러움과 편안함을 통해 추신수의 속마음을 비춰 볼 수 있었다.
류주현은 “빅스타답지 않게 점잖고 예의가 바르더라고요. 야구실력 뿐만 아니아 인성 또한 남달랐죠. 요새 말로 ‘상남자’ 였어요” 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글 사진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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