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신혜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보건의료 정책 1호’로 추진 중인 ‘치매국가책임제’의 윤곽이 드러나며 관련 의약품을 생산·판매 중인 제약사들도 마케팅과 제품 개발에 적극 시동을 걸고 있다.
현재 약 2000억원 규모인 국내 치매 치료제 시장이 정부 정책으로 관리될 경우 급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삼진제약, 명문제약 등 치매 치료제를 보유한 제약사는 적극 마케팅에 나선 상황. 개발 단계에 있는 SK케미칼, 동아쏘시오홀딩스, 환인제약 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도 인지장애, 뉴라렌·뉴티린·글리아티린 등 주목정부는 치매 관리 인프라 확충, 환자 및 가족의 경제부담 완화, 경증 환자 등 관리 대상 확대를 위해 하반기부터 예방, 관리, 처방, 돌봄 등 치매 원스톱 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 인프라 구축 방안 관련 예산으로만 2조3000억원을 포함했다. 이에 따라 치매 관련 시장 규모는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 환자는 72만5000명으로, 2024년 100만명, 2041년 200만명을 넘어 2050년에는 270만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돼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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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 발표 이후 치매 관련 의약품을 보유, 판매 중인 제약사의 주가가 최근 큰폭으로 상승했다. 이들은 마케팅 강화에도 한창이다. 명문제약의 경우 뇌기능 개선 전문의약품 ‘뉴라렌 연질캡슐’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 4월 발매된 이 약은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뇌기능 장애 개선제로, 가벼운 인지장애에 효과를 보인다.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체내에서 대사돼 뇌 부위에 고농도로 분포, 부족한 아세틸콜린을 공급해 신경전달체계를 회복시키는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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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제약도 ‘뉴티린 연질캡슐’의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 의약품 역시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주성분으로 한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11월 입에서 녹여 간편하고 쉽게 복용하는 필름형 치매치료제 ‘뉴토인 구강붕해필름’을 출시하기도 했다. 구강붕해필름과 같은 제형은 보관 및 휴대가 간편하고, 피부자극 등의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또 주성분인 도네페질은 효능과 안전성이 다년간의 임상경험을 통해 입증됐다.
종근당도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글라아티린’을 지난해부터 판매 중이다. 글리아티린은 대웅제약이 2000년부터 국내 판권 계약을 맺고 판매해온 제품이지만 지난해 판권이 이전됐다.
◇아리셉트·레미닐 등 주요 치료제…엑셀론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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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중인 치매에 효과를 인정받은 의약품은 대웅제약 ‘아리셉트’, 한국노바티스 ‘엑셀론’, 한국얀센의 ‘레미닐’, 한국룬드벡의 ‘에빅사’ 등이다. 아리셉트는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처방받은 약으로 알려지며 먼저 유명세를 떨쳤다. 일본 에자이가 지난 1996년 FDA 승인을 받아 출시했으며 1998년 대웅제약을 통해 국내에 시판됐다. 뇌신경세포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아세틸콜린)을 활성화해 치매 진행 속도와 증상을 완화시킨다고 알려졌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증상의 치료, 혈관성 치매(뇌혈관질환을 동반한 치매)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다.
엑셀론은 리바스티그민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알츠하이머 질환에서 보이는 경·중증 치매증상을 치료하도록 승인된 약물이다. 특히 패치형태 의약품은 경구제형 최대용량과 동등한 효능을 보인 반면 오심과 구토 발생률은 3배 적은 것으로 조사돼 더욱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한국노바티스가 불법 의약품 리베이트로 지난 4월 행정처분을 받으며 6개월간 건강보험 급여를 정지당하는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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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닐은 수선화 뿌리에서 추출한 천연물질인 갈란타민을 주성분으로 하는 치매 치료제다. 역시 경·중등도 치매 치료에 사용된다. 기존 치매치료제와 달리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해 환자의 주의집중력을 개선하고, 일상생활능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에빅사는 뇌 속 수용체에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과도하게 결합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을 막아 병 진행을 줄이거나 막는다. 특히 초조함, 공격성, 과민반응, 섭식장애 등에 효과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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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천연물을 기반으로 치매 치료 신약을 개발 중인 제약사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인제약은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약은 전임상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인제약은 앞서 2003년에도 바이오벤처기업 싸이제닉과 제휴를 맺고, 싸이제닉이 보유 중인 치매치료물질인 ‘INM-176’을 제공받아 치매치료제 신약 개발을 추진해왔다. 이 신약은 임상 3상까지 완료됐지만, 현재 보류상태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역시 천연물 소재 파킨슨병 치료제 ‘DA-9805’의 미국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일동제약과 대화제약도 천연물을 소재로 한 치매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ss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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