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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지단 더비’로 더 흥미를 끌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이끄는 지네딘 지단(45·프랑스) 감독은 선수 시절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뛰었고,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다. 각각 5년씩 몸담았는데 유벤투스에서 151경기, 레알 마드리드에서 155경기를 뛸 정도로 사실상 두 팀 모두 각별한 친정팀이나 다름이 없다.
물론 유럽 정상을 경험한 건 레알 마드리드에서다. 유벤투스는 1995~1996시즌 꿈에 그리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나 지단이 합류한 뒤엔 두 차례 정규리그 우승(1996~1997, 1997~1998)을 차지하고도 챔피언스리그에선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특히 1997~1998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 상대는 레알 마드리드였다. 미래 자신이 이끌 팀을 상대로 분투했으나 준우승에 머무르며 눈물을 흘린 게 어느덧 19년 전 일이 됐다.
2001년 7750만 유로(약 960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유벤투스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한 지단은 2001~2002시즌 바이엘 레버쿠젠(독일)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만나 꿈에 그리던 ‘빅 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지단은 1-1로 맞선 상황에서 문전 발리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우승골’을 해내 강한 인상을 남겼다.
19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턴매치를 벌이는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 적이 바뀐 지단 감독 역시 미묘한 심경인가보다.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4강전을 마친 뒤 “유벤투스는 내 축구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팀이었다. 내게 모든 것을 준 팀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은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다. 인생에서 역시 중요한 팀이다. 인생의 특별한 결승전이 될 것 같다”며 팀의 2연패이자 통산 12번째 우승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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