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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포항 권완규(26)는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잘 나가는 풀백 요원이다.
문원중~과천고~성균관대를 거쳐 2014년 경남FC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권완규는 인천(2015~2016)을 거쳐 올 시즌 포항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 6경기에서 벌써 도움만 3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단순히 기록만 놓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 지난 겨울이적시장에 조용한 행보를 보인 포항이 예상을 뒤엎고 초반 선두권 경쟁을 하는 데 권완규는 보이지 않는 주역이다. 각각 5골, 3골을 넣은 양동현 룰리냐가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으나 이들의 조력자이자 수비의 핵심 요원으로 뛰는 게 권완규다.
그는 포항에 입단하기 전까지 세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뛰면서 도움을 해낸 건 지난해 인천에서 1개가 전부다. 오히려 공격에 가담해서 4골(경남 1골, 인천 3골)을 기록한 적이 있다.
하지만 포항으로 적을 옮긴 뒤엔 특급 도우미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18일 강원과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2-2 무) 포문을 열었다. 팀이 0-1로 뒤진 전반 15분 예리한 오른쪽 돌파로 문전 쇄도한 서보민의 동점골을 도왔다. 지난 1일 3-1로 이긴 전남과 4라운드에서도 1-0으로 앞선 후반 12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 상대 수비와 골키퍼 사이를 꿰뚫는 크로스로 룰리냐의 골을 이끌었다. 해설을 맡은 고정운 SPOTV 해설위원은 “현대 축구에선 권완규같은 크로스가 필요하다”고 칭찬했다. 인천과 5라운드(2-0 승)에선 역습 과정에서 번개같이 상대 문전으로 달려들어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면서 또 한 번 훨훨 날았다. 그리고 15일 승격팀 대구를 상대로도 1-1로 맞선 후반 35분 문전으로 달려든 양동현의 타이밍에 적확한 크로스로 헤딩 결승골을 합작했다. 포항의 눈부신 비상에 있어 ‘조연상’을 준다면 단연 권완규였다. 일각에선 오른쪽 풀백 포지션이 난조를 겪는 ‘슈틸리케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견해다.
그는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팀과 잘 맞는 것 같다”며 “크로스 올릴 타이밍에 공격수들이 잘 들어가주니까 나도 공격포인트도 하고 팀도 이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뛸 땐 팀이 선수비 후역습으로 축구를 했기에 풀백으로 공격에 가담해도 타이밍에 맞는 크로스를 올리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포항은 최순호 감독 지도 아래 양동현처럼 최전방 공격수들은 문전에 국한한 활동에 충실, 2선 요원과 풀백의 지원 사격을 해결하는 데만 집중하도록 지시했다. 갈수록 조직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권완규의 공격 가담이 더 활발해지는 것이다. 권완규는 “시간적으로 공을 잡았을 때 여유가 생기더라. (공격수들을) 보고 올리는 게 아무래도 더 수월해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천전 상대 자책골로 포항 데뷔골이 무산된 것에 “그때 잘 들어가서 알맞게 때렸다고 생각했는데 인천에 (김)용환이가 내게 공격포인트를 주지 않으려고 한 것 같다”고 웃었다. 권완규와 김용환은 매우 절친한 사이다. 그는 올 시즌 목표를 묻는 말에 “부상 없이 최대한 많이 뛰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팬 사이에서 대표팀 승선 얘기가 나온 것에도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내 자리에서 묵묵히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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