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훈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내년은 산울림(김창완, 김창훈, 고 김창익) 데뷔 40주년이다. 그러나 별도의 산울림 40주년 행사는 없을 것 같다는 게 둘째 김창훈의 생각이다.

산울림 형제 중 둘째인 김창훈이 4년만에 4집 ‘호접몽’으로 돌아왔다. 가요계에 충격같은 데뷔를 한지 어언 40년. 육십대에 접어든 그이지만 새로 나온 앨범은 젊고, 감성이 충만하며, 그다운 ‘악동 기질’이 가득하다.

김창훈은 11일 오후 서울 양재동 하이파이클럽에서 4집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012년 3집 ‘행복이 보낸 편지’ (2012년) 발표 이후 4년만의 복귀다. 새 앨범에는 타이틀곡인 ‘사운즈오브러브’와 서브타이틀 ‘커피 마니아’를 비롯해 선공개곡 ‘흑석동’, ‘어머니’ 등 총 10곡이 수록됐다.

김창훈

김창훈은 “그동안 직장에 몸담아서 여러 제약이 많았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일한다. 예전보다 시간 여건이 나아졌다. 이전보다 준비기간이 길었다. 일년 이상 소요된 앨범이다. 프리랜서이니 가장 자유로울 때 만든 곡들이다. 밤늦게까지도 작업하고, 떠오르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작업하는 등 시간 여유 충분했다. 녹음 소요된 시간들이 가장 많이 들어간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CJ푸드 미국지사에서 일하다 재작년 퇴사한 그는 미국에서 프리랜서로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

김창훈은 “새 앨범을 낸 배경에는 세가지 힘이 작용했다. 첫째, 형 김창완 씨가 곡을 많이 쓰라고 격려해줬다. 두번째, 산울림 팬들이 새 앨범과 신곡을 원한다. 세번째, 어머니가 아직 건장하신데 어머니에 대한 재롱, 오락꺼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김창훈

내년 산울림 40주년에 대해서는 “형 스타일이 뭘 기념하는 걸 꺼린다. 자기가 뭘 기획하는 데 대해 거부감을 가진다. 특히 막내가 세상을 떠난 뒤(2008년 교통사고로 사망) 산울림이라는 단어를 쓰기 조심스러워한다. 아마 내년에도 ‘40주년 기념’이라는 말은 안할 것이다. 그러나 ‘김창완-김창훈 형제 공연’ 가능성은 없지 않다. 내년 봄에 형과 함께 미국 대도시 투어부터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업 중역 출신인 그는 전업 뮤지션도 아닌데 어떻게 감수성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비결은 뭔지 모르겠다. 해외에 있기 때문에 갈라파고스처럼 고립돼 있다. 이 사회와 유리돼 있는 환경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철이 덜 든 것일 수도 있다. 나이 먹는 걸 모르고 아직 내가 20~30대인줄 알고 망상 속에 빠져있는지 모른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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