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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디 스타디움이 위치한 아자디 스포츠 컴플렉스의 출입구. 테헤란 | 도영인기자

[테헤란=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은 ‘원정팀의 무덤’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이란 축구대표팀은 2010년대 들어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A매치에서 20승4무3패를 거둬 승률이 81.3%에 달한다. 같은 기간 69득점 8실점을 기록해 경기 내용에서도 압도적인 성과를 보여준만큼 원정팀에게 항상 어려운 경기가 펼쳐진 장소임에 분명하다. 최근에는 2014년 11월 한국과의 평가전 승리를 시작으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A매치 8경기에서 7승1무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아자디 스타디움은 1974 테헤란아시안게임 개최를 위해 건립된 아자디 스포츠 컴플렉스 안에 위치한 다목적 경기장이다. 테헤란은 북쪽의 고산지대인 엘부르즈 산맥과 남쪽의 카비르 광야 사이에 위치해 있다. 테헤란은 해발 1000~1300m 경사지에 자리잡고 있는데 아자디 스타디움(해발 1273m)은 북쪽에 자리잡고 있어서 테헤란 내에서도 고지대에 속한다.

아자디 스타디움은 대규모 관중 수용인원으로도 유명하다. 1997년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 이란-호주전에서 12만8000명이 입장한 것이 최다 관중이다. 1973년 완공된 아자디 스타디움은 2003년까지는 12만명의 수용 규모를 자랑했다. 이후 개보수를 통해 점차 수용인원이 줄어들었고, 지난해 말 대대적인 좌석 리모델링을 통해 7만 8000여명 규모가 됐다. 2005년 3월에는 일본과의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홈경기를 진행하다 7명이 압사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아자디 스타디움은 이전에 스탠드형 좌석이 경기장에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여러차례 개보수 공사를 통해 1인용 좌석이 경기장에 채워지면서 수용인원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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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디 스타디움의 전경. 테헤란 | 도영인기자

완공된 지 40년이 넘은 아자디 스타디움은 여러차례 보수 공사를 진행했지만 한눈에 봐도 노후된 모습이 여러곳에서 발견됐다. 관중석 계단이나 난간에는 페인트 칠이 벗겨져 시멘트 벽이 그대로 드러난 곳이 많았고, 철재로 된 계단도 녹이 슨 흔적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이란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아자디 스타디움뿐만 모든 경기장에 여성의 출입을 금한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뒤 이란 축구협회는 ‘여성의 출입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아직도 이란 여성들의 출입은 금기시되고 있다.

한국전이 열리는 경기 당일은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최대 종교적 추모일인 타슈아다. 그로 인해 아자디 스타디움 상단에는 추모를 상징하는 검은색 깃발들이 나부끼고 있다. 1층과 2층 사이 난간에는 추모 시가 적혀있다.

아자디 스타디움은 테헤란을 연고지로 하는 이란 프로축구 페르세폴리스와 에스테그랄의 홈구장이다. 두 팀이 맞대결을 벌이는 경기는 이란 프로축구에서 가장 열광적인 응원전이 벌어지는 ‘테헤란 더비’로 불린다. 이란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이란도 축구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테헤란 더비가 열리는 날에는 아자디 스타디움에 꽉 들어찬다. 경기가 끝나면 승리팀의 팬들이 테헤란 시내에서 하루종일 자동차 경적을 울리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밝혔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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