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조계현
합병법인 설립 1년도 되지 않아 과도한 마케팅비용을 들여가며 해외 게임전시회에 나선 남궁훈(왼쪽부터),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독일 현지에서 기자들의 요청에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카카오(대표 임지훈)의 게임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의 남궁훈, 조계현 각자 대표가 ‘검은사막’을 앞세워 낯 뜨거운 홍보로 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17~21일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16에 ‘검은사막’을 선보였다.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2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들여 현지에 부스를 마련하고 대대적으로 한국 기자들을 초청해 관련 내용을 국내에 전파하는 등 열을 올렸다.

하지만 본사인 카카오가 게임사업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를 내고 있고, 실적면에서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에서는 뜬금 없는 자랑질로 받아들이고 있다.

카카오는 부진을 면치 못하던 온라인 MMORPG ‘검은 사막’의 의외의 성과를 바탕으로 게임사업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린 듯 보여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2분기까지의 실적을 보면 이러한 시각이 착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분기 카카오의 모바일게임 분야 매출은 447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3분기 최저점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저조한 성적을 올렸다.

카카오의 게임사업을 이끌고 있는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온 모바일게임의 새로운 플랫폼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야심차게 퍼블리싱에 나선 모바일 RPG ‘원 for Kakao’는 마케팅의 기본인 이름 알리기부터 실패하며 처참한 참패로 끝났다. 이뿐이 아니다. 최근 반짝 인기를 얻었던 퍼블리싱작 ‘아이러브니키’도 운영의 한계를 보이며 급격하게 순위가 하락해 22일 현재 구글플레이 기준 최고 매출게임 21위로 20위권 밖으로 밀린 상황이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의 모회사인 카카오는 만족스럽지 못한 게임분야의 성과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고 있는 O2O사업의 실적 부진으로 카카오는 연일 주식시장에서 최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닥 2위 기업인 카카오가 최근 8거래일 연속하락했고 22일 2.36% 하락하며 8만 2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카카오가 무리하게 해외 게임전시회인 게임스컴에 참가하고, 과도한 마케팅에 나선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검은 사막의 해외 성과를 바탕으로 내부 부진을 덮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번 게임스컴 출품과 대대적인 마케팅을 결정한 것은 카카오게임즈에서 온라인게임 분야를 대표하고 있는 조계현 대표다. 문제는 검은사막은 카카오게임즈로 합병되기전 다음게임에서 담당하던 프로젝트라는 것. 조계현 대표가 취임하기 1년도 전인 2015년 3월 유럽 법인을 만들어 서비스를 준비해왔고 올해 3월부터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높은 매출을 올렸다. 조계현 대표는 지난 4월에야 대표로 취임해 해외 게임전시회 참가라는 호기로운 마케팅만 결정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검은 사막의 성과를 조계현, 남궁훈 각자 대표의 성과로 바라보고 있다. 마치 조계현 대표가 검은 사막의 해외 진출을 진두지휘한 것 처럼 비춰지고 있는 것. 게임스컴 현장에서도 카카오는 남궁훈 조계현 대표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런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합병법인으로 자리를 잡은지 1년도 되지 않은 곳에서 엄청난 비용을 들여 해외 게임전시회에 나서고 거기에 억대에 가까운 비용을 들여 마케팅에 나선 것은 지금까지 게임업계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사례”라며 “공격적인 경영이라는 측면으로 바라보기에는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한다. 다른 의도를 의심할만한 이유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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