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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퇴장 기억때문에 밤잠도 잘 못잤어요.”
서울의 신인 미드필더 임민혁(19)에게 지난 한 주는 파란만장했다. 지난 24일 제주와 치른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면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는데 하필 선제 실점의 빌미가 된 실수를 저지른데 이어 경고 2회로 퇴장까지 당했다. 2-1로 앞서가고 있던 서울은 임민혁의 퇴장 이후 제주에 2골을 잃으며 패했다. 나이 어린 신인선수가 감당하기 힘든 죄책감이 쌓였을만 했다. 임민혁은 28일 경기도 구리시의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황선홍 서울 감독과 함께 나섰다. 그는 “퇴장 기억때문에 밤에 잠도 잘 못잤다. 다음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반드시 만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민혁은 제주전 전반 초반 공을 잘못 차는 바람에 서울의 최종수비라인보다 골문에 더 가깝게 있던 상대 완델손에게 패스를 한 꼴이 됐다. 그게 첫 실점으로 이어졌다. 뒤이어 완델손에게 파울을 하면서 첫 경고를 받았고, 후반 상대 안현범의 드리블 돌파를 막는 장면에서 한 번 더 경고를 받아 퇴장됐다. 임민혁은 “제가 기억하기에는 첫 실점장면의 실수가 그날 경기의 첫 볼터치였다. 공을 터치하자마자 실수해서 실점을 했다”면서 “그래도 이른 시간에 실점을 했는데 분위기에 휘말리지 않고 경기를 잘 했던 것 같아 뿌듯함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번째 경고 장면은 당시 개인적인 생각으로 경고받을 만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했는데 경고를 받았다. 결과적으로는 내 책임이었기 때문에 감독님과 형들에게 죄송했다. 순위경쟁 치열했던 때라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후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사후 판독을 통해 임민혁의 두 번째 경고가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며 지난 26일 징계를 감면했다.
황선홍 감독이 임민혁을 두둔했다. 황 감독은 “후에 비디오를 보니까 전적으로 내 실수였다. 중간에 한 두 번 태클 장면이 있었는데 거기서 걸렸으면 그보다 먼저 퇴장당할 수 있었다. 내가 교체를 빨리 했어야 했다. 생각이 많았던 내 실수다”라면서 “임민혁은 충분히 잘했다. (그런 실수를) 두번 다시만 안하면 된다”며 웃었다. 임민혁은 “그 경기 이후 감독님과 선배 형들이 많이 위로해줬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한 번 더 신인 선수를 감싸안았다. 그는 “나이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경기에 나설 수 있을 만큼 재능이 있다면 출전할 수 있다. 위험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런 부분을 극복해내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실수는 빨리 잊고, 경기에 다시 나서게 된다면 주눅들지 말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당당하게 플레이하면 좋겠다. 앞으로 기대가 많이 되는 선수라는 점은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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