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팀 온두라스전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4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4개국 올림픽 국가대표 축구대회 2차전 온두라스와 경기에서 김현의 페널티킥 골이 터지자 기뻐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고양=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실험을 이어갔다. 전술에 변화를 주고, 선수구성도 바꾸면서 여러선수들을 고루 기용해봤다. 실전 경험을 통해 약점을 찾아보겠다던 신 감독의 생각대로 보완할 부분을 찾을 수 있는 경기였다.

올림픽대표팀은 4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4개국 올림픽 국가대표 축구대회 2차전 온두라스와 경기를 치렀다. 지난 1차전에서 아프리카 대표인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1-0 신승을 거뒀던 올림픽팀은 다른 스타일의 북중미 대표인 온두라스를 맞아 전술과 선수구성에 변화를 줬다. 1차전과 비교해 중앙수비수 송주훈(미토 홀리호크)만 연달아 출전했을 뿐 나머지 10명의 선수들은 모두 바뀌었다. 여러 실험을 거친 끝에 힘겹게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전방 공격자원인 김현(제주)과 박인혁(FSV프랑크푸르트)이 동시에 선발로 나서면서 표메이션은 기본적으로 4-4-2 형태를 취했다. 이찬동(광주)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고, 그 앞에 박정빈(호브로IK) 김민태(센다이) 최경록(장크트파울리)이 서면서 중원은 다이아몬드 형태가 됐다. 신 감독이 주력전술로 준비해 다듬어온 포메이션이다.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할 수 있지만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U-23챔피언십 당시 수비 안정성 면에서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온두라스와 경기에서는 수비시 김민태가 수비진영으로 내려와 더블 볼란치를 이루는 등 공간을 내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불안함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송주훈이 주장 완장을 차고 2경기 연달아 출전한 가운데 중앙수비 파트너로는 광주의 장신 수비수 홍준호가 나섰다. 이번이 올림픽팀에 처음 발탁된 것이었고, 온두라스전 출전이 올림픽팀 데뷔전이었다. 실력이 있는 선수기는 하지만 기존 올림픽팀 선수들과 호흡에는 빈틈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왼쪽에 서영재(함부르크) 오른쪽에 박동진(광주) 등 팀워크와 호흡이 중요한 포백라인 선수들이 서로 낯선 사이라 최상의 조직력을 내기는 어려웠다.

선제골과 결승골 실점 상황이 순간적인 수비수들의 집중력 부재에서 비롯됐다. 전반 21분 선제실점 장면에서는 페널티 박스안에 들어와 있는 선수들에 대한 마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프리킥 기회에 온두라스는 한국 문전으로 공을 띄워보냈는데 상대가 헤딩슛을 편하게 하도록 풀어줬다. 김동준(성남) 골키퍼가 멋지게 막아내는데는 성공했는데 문전쇄도하는 알베르트 엘리스를 또 놓쳤다. 엘리스의 패스에 이은 안토니 로사노의 골로 선제실점했다. 두번째 실점이었던 전반 41분 상황에서는 집중력이 아쉬웠다. 한국진영 페널티박스 왼편 바깥에서 알란 바네가스가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이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골문 정면 방향으로 뛰어나왔는데 수비수들은 공의 방향을 눈으로 쫓느라 상대 선수가 무인지경에 골문까지 들어가는 것을 막아내지 못했다. 튄 공을 잡아 김동준 골키퍼와 일대 일로 마주선 로사노가 강한 슛으로 또 한 차례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실점 상황뿐 아니라 온두라스의 침투패스에 포백 뒷공간과 중앙수비수 사잇공간이 공략당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서영재 대신 심상민(서울)을 투입하고, 후반 22분 홍준호를 빼고 정승현(울산)을 출전시키며 수비 구성을 바꿔봤다.

한국은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34분 페널티킥 골로 한 골을 따라잡았다. 역습상황에서 상대 페널티박스로 쇄도하던 김민태를 막으려다 상대 마르셀로 페레이라가 핸드볼 파울을 범하면서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김현이 키커로 나서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짧고 빠른 패스로 공격을 만들어가며 여러차례 좋은 기회를 만들면서도 마지막 순간의 패스가 좋지 않거나 슛이 높이 떠오르면서 좀처럼 만회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미드필드에서 최경록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잘츠부르크)이 페널티박스 정면으로 쇄도하던 박인혁의 발 앞에 침투패스를 넣어주면서 박인혁이 2-2 동점을 만들었다.

올림픽팀은 오는 6일 오후 8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덴마크를 상대로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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