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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국이 지난 5일 열린 상주와의 리그 홈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시도하고 있다.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축구경기 중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상황은 페널티킥 순간이다. 주도권은 키커가 잡고 있지만 그만큼 심리적인 압박감이 크다. 실축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PK에서 유독 약점을 드러냈던 광주FC가 올 시즌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나온 PK는 총 59차례였고 성공율은 73%(43골)에 달한다. 12개 구단 중에서 PK 최저 성공율을 기록한 구단은 광주(33%)였다. 지난 시즌 6차례 PK중에서 단 2번만 성공했다. 광주의 페널티킥 징크스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여파가 크다. 지난해 4월 성남전에서 파비오가 팀이 얻은 첫 PK를 실축한 뒤 5월에는 김호남이 부산전에서 또 한번 PK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두 경기 모두 PK가 득점으로 이어졌다면 경기당 승점을 1~2점은 더 딸 수 있는 기회였지만 결국 무승부와 패배를 기록한 채 경기를 마쳤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PK는 모든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보통 경기 중에 PK가 선언되면 선수들이 골 못지 않게 기뻐한다. 가장 쉬운 득점 찬스를 얻었다는 안도감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광주는 연이은 PK 실축 이후 페널티킥이 선언되면 기뻐하면서도 벤치의 눈치를 보기도 했다. 실축에 대한 두려움이 컸기 때문에 선뜻 키커로 나서는 선수가 없었다. 결국 팀 내 최고참인 측면 수비수 이종민이 새로운 키커로 등장했고 5월 30일 제주전과 7월 5일 서울전에서 2차례 PK를 모두 성공시켰다. 광주 관계자는 “PK는 심리싸움이다. 지난 해엔 실축이 이어지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부담감이 커졌다. 그로 인해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킥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올 시즌 광주는 완전히 달라졌다. 올 시즌에는 리그에서 2차례 얻은 PK를 모두 성공시키면서 강심장을 뽐내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리그 개막전에서는 경기 종료직전 신인 김정현이 PK골로 극적인 무승부를 이끌었고 지난 5일 열린 상주와의 홈경기에서는 정조국의 PK결승골로 승리를 따냈다. 지난 11일 열린 제주와의 FA컵 32강전에서는 연장 접전 이후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5명의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키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PK훈련을 많이 한 영향도 있다. 또한 어린 선수들이 팀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신인들의 패기가 페널티킥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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