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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훈. 제공 | 미러볼뮤직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밴드 산울림의 둘째 김창훈이 4년만에 디지털싱글 ‘흑석동’을 발매한다.

한국 록의 역사를 말할 때 가장 중요하게 거론되는 밴드 산울림의 파격 뒤에는 김창훈의 이름이 있었다. 물론 산울림이라는 위대한 밴드를 이끌었던 리더는 맏형 김창완이었지만 둘째 김창훈이 들려준 파격 역시 꼭 함께 언급해야할 만한 무게감을 지니고 있었다.

‘나 어떡해’, ‘회상’, ‘산할아버지’, ‘무녀도’, ‘독백’, ‘내 마음(내 마음은 황무지)’와 ‘소낙비’, ‘특급열차(속에서)’ 같은 노래들에서 들려준 비틀기의 파격, ‘하얀달’에서 들려준 시대를 앞서간 펑크 곡, 무엇보다 3집의 B면을 가득 채운 18분이 넘는 대곡 ‘그대는 이미 나’까지 김창훈은 자신의 독자적인 세계를 갖고 있었다.

산울림 해체 후 그는 맏형 김창완과는 퍽 다른 삶을 살아왔다. 김창완이 연기와 병행해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온 반면, 김창훈은 산울림 9집(1983) 이후에 직장생활을 하며 일반인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김창훈은 음악에 대한 갈증을 이기지 못하고 때때로 본업(?)으로 복귀했고, 그럴 때마다 반짝이는 음악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김창훈 솔로앨범, 산울림 재결성 앨범인 13집 [무지개], 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댄싱퀸’ 김완선의 데뷔곡 ‘오늘밤’, 2집 타이틀 ‘나홀로 뜰앞에서’ 등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흑석동’은 그리움 혹은 쓸쓸함의 정서에 더 가까운 노래다. 산울림의 삼형제가 나고 자란 고향이기도 하다. 김창훈은 이 노래를 통해 삼형제의 어린 시절, 고국에 대한 향수, 지난 과거에 대한 회상, 그리고 자기반성을 풀어냈다고 한다. “그때 그 하늘 그때 그 거리 모든 게 모든 게 그대로 인데 다만 한 가지 한 가지 다른 건”이라는 가사를 듣고 있으면 자연스레 “한 가지 다른 그것이 과연 뭘까” 생각해보게 된다. 김창훈은 ‘흑석동’을 통해 고인이 된 동생 김창익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것으로 여겨진다.

김창훈은 ‘흑석동’을 시작으로 매달 한 곡의 싱글을 발표할 예정이다. 추후 이 곡들을 모아서 솔로 4집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창훈은 “그동안 다루지 못했던 주제와 다양한 음악을 밴드의 그릇에 담아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산울림 음악의 스펙트럼과 지평을 넓히는 노력을 지속하고 싶다”고 전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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