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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경심.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스포츠서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응답하라★]은 과거 왕성하게 활동했던 추억의 스타나, 인기 청춘스타에서 지금은 중견인 된 스타들의 솔직한 속내와 근황을 들어보는 인터뷰 코너입니다. 첫번째 스타로 1992년부터 1994년까지 인기리에 방송했던 청춘 드라마 KBS2 ‘내일의 사랑’의 이경심을 만났습니다.

올해 초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88’에 명랑하고 발랄한 ‘성덕선’ 혜리가 있다면 KBS2 ‘내일의 사랑’(1992~1994년)엔 ‘김미리’ 이경심(44)이 있었다. 이경심은 1985년 CF 모델로 데뷔해 ‘내일은 사랑’에서 발랄한 국문과 여대생 미리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치즈 인더 트랩’이 취업난에 시달리는 고달픈 대학생들을 그린 것과는 달리 ‘원조’ 캠퍼스 드라마격인 ‘내일은 사랑’은 이경심 외에도 이병헌 고소영 박소현 김정난 김정균 이지형 등이 출연해 낭만이 넘치는 대학생활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경심은 배용준 하희라 전도연 등이 출연한 KBS2 ‘젊은이의 양지’를 비롯해 ‘아내가 있는 풍경’, MBC ‘사랑한다면’, ‘세번째 남자’, KBS2 ‘완벽한 남자를 만나는 방법’에 이어 1998년 MBC ‘마음이 고와야지’를 끝으로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 2014년 말 16년간의 공백을 깨고 KBS2 ‘힐러’에서 지창욱의 엄마로 특별 출연했고, 지난해 tvN 일일극 ‘울지 않는 새’로 본격적인 연기 복귀를 알렸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연극무대도 두드려, 지난해 11월부터 1월까지 ‘여보 나도 할 말 있어’에 출연하며 관객과 호흡했다. 통통 튀는 매력으로 한때 농심의 전속모델로 ‘너구리’, ‘양파링’, ‘새우깡’ 등을 비롯해 100편 남짓의 CF에도 출연했다. 최근 한강이 창밖으로 펼쳐진 서울 마포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특유의 환한 웃음에다 운동으로 다진 군살없는 몸매에 한층 성숙해진 면모로 연기를 재개하는 설렘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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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 시절 아이스바 CF 촬영장에서.하희라,장서희,이경심(왼쪽부터).스포츠서울DB

연예계 활동을 쉬는 동안 이경심은 어떻게 지냈을까. 그는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프로골퍼 김창민(46)과 연애 6개월 만인 2005년 결혼해 2012년 딸 다은양을 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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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경심.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남편과의 운명적인 만남에 대해 “남편은 내 친구들과 친해서 고3 때 친한 오빠로 처음 알게 됐다. 그때는 전지훈련 때문에 겨울에는 사라지고 여름에만 나타났는데 10년쯤 지나 아는 언니를 통해 다시 만났더니 아저씨가 다 됐더라. 당시 시아버님(바둑기사 고 김수영)이 편찮으셔서 남편이 우리 엄마에게 전화로 ‘경심이 데려갈게요’하고 결혼을 서둘렀다. 키 크고 듬직한 데다 성격도 좋아 어른들이 좋아하셨다”고 회상했다. 연예계 활동을 쉬면서 결혼과 출산을 했고 사업도 하며 인생 경험을 쌓았다. “연예계 활동을 안했지만 너무 편했다. 또다른 생활이 있어 매력과 재미가 있었다. 세상에 부딪칠 때는 힘들기도 했지만 음식점과 스포츠마케팅 사업을 했다. 남편이 골프선수다 보니 남자 골프선수들을 많이 알게됐는데 여자 선수들과 달리 남자 선수들은 스폰서받기도 힘들고 수입이 적은 게 안타까워 지인들이 많으니까 연결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골프대회를 만들고, 골프채 회사 홍보마케팅도 하는 등 3년 정도 회사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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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경심. 스포츠서울DB

시간이 지날수록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지만 예전과는 환경이 달라져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가족의 사생활이 노출돼 뜻하지 않게 구설에 오르내릴까 두려워 망설이기도 했다. 홍대쪽에서 예전에 알던 지금의 소속사 대표를 만나며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처럼 솟아올라 고민하던 그에게 남편은 사업할 때처럼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남편이 ‘뭘 신경쓰냐. 남들 신경쓰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격려해줬고 지금 소속사의 손성민 대표님이 다시 연기하고 싶다는 내 손을 선뜻 잡아주셨다. ”

16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다시 돌아온 이경심은 연기에 대한 열정과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외도하고 돌아온 게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다. 한가지에 몰두하는 것도 좋지만 여러 경험을 하게 되면서 행복을 찾게 됐다”는 그다. 또한 “어릴 때는 발랄하고 튀는 연기를 많이 했는데 활동을 쉬면서 여자로서 성숙해가는 과정이 쏙 빠졌다. 세월을 너무 많이 뛰었지만 아픔이 있는 멜로연기를 해보고 싶다. 지금 내 나이에 사랑을 하게되면 젊은 아이들의 사랑보다 아플 거 같아 꼭 표현해보고 싶다. ‘울지 않는 새’에서 오현경씨와 대립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처음 하는 역할과 장면이라 만족은 못했지만 연기하는 동안 너무 재미있더라. 웃으면서 상대방을 누르는 기싸움을 하는 장면이 잠깐 있었는데 짜릿했다. 이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웃는 악역연기도 욕심난다. ”

다시금 카메라앞에 선 그는 어떤 배우를 꿈꿀까. 이경심은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고 싶다. 톡톡 튀고 발랄한 이경심을 기억하던 시청자들에게 성숙한 여자가 돼서 깊이있는 배우, 동료 배우와 스태프들이 다시 작품을 해보고 싶어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연기력 뿐만 아니라 인간성까지 갖춘 배우로 남을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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