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정치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언제부터인가 일반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된 시대다. 기성 언론에 대한 대항마로서, 1인 미디어가 갖는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주로 야당 인사들이 SNS, 특히 그 가운데 트위터를 애용해 직접 소통에 참여해 왔다. 이에 뒤질세라 이후 보수쪽도 트위터 흐름을 열심히 쫒아오는 현상도 빚어졌다. 문제는 이들의 사적 소통이 기존 미디어에 인용되면서 여과없이 더 크게 확산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청래 최고위원(50)과 본수 논객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41)의 케이스를 보면 트위터로 흥한 자, 트위터로 낭패를 보게된다는 사실이 엿보인다. 과거에는 국회 청문회 스타가 있다면, 요즘은 트위터 스타가 있다면 이들이 해당된다. 트위터로 덕을 많이 봤다. 정청래 위원은 숱한 거친 표현으로 지지자에게는 청량감과 찌푸림을, 반대자에게는 혐오감을 줬다는 평을 받아왔다. 변희재 대표는 갖은 얘기로 호불호가 엇갈리는 행보를 그려왔다. 하지만 올해 이들은 낭패를 보고 있다.

정청래
정청래 의원 트위터

◇정청래, 자칭 SNS 전문가의 난처한 입장

최근 정청래 최고위원의 트위터를 보면 정치인의 SNS에 대한 책임과 의무, 한계에 대해 곰곰히 생각케한다.
정 위원은 이미 여의도 정계에서는 SNS의 달인으로 소문나 있다. 스스로도 자기 트위터에 ‘자칭 SNS 전문가’라고 소개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월 같은 당 이석현 의원실이 실시한 정치인 SNS 영향력(클라우트·Klout지수) 조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당시 트위터 팔로워 수는 8만9245명이었다. 14일 현재 14만2000여명으로 크게 불었다. 트위터 가입후 68개월간 8112개의 트윗을 올려 하루 평균 4개 정도 쓴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그동안 주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이완구 전 총리, 홍준표 지사 등 집권 여당 쪽 인물을 비판했다. 지지세력은 환호했고, 반대파는 괴씸해 했다. 때로는 거친 언사때문에 수위가 너무 높다는 비난도 샀지만, 집권세력을 감시한다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용인되는 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정 의원의 총구가 당권 헤게머니 싸움 와중에 당내로 향하게 되면서 안팎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특히 4·29 재보권선거 이후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주승용, 박주선 의원 등이 타깃이 됐다. 이들과의 마찰로 최근 수일간 정청래 의원이 실시간검색어 상위를 차지하는 현상이 잦았다.

이로 인해 SNS를 같은 당 의원 공격에 써서 내분을 오히려 현장 중계한다는 비난을 당내에서 받게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같은 당 정대철 고문은 최근 한 방송에서 “정치의 품격은 고사하고, 공당 지도부의 언행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천박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싸가지가 없고, 무질서한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우게 되는 정청래식 정치에 대한 아무런 자정기능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결국 문재인 대표는 그를 직무정지시켰고, 이에 정 위원은 수용후 불수용으로 입장을 번복하는 등 또다른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변희재
변희재 대표의 트위터


◇하루 35개꼴 대량 트윗하던 보수논객 변희재의 선거 참패

논객 변희재 대표 역시 때로는 반대진영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논리를 펼쳐 원성을 산 반면, 찬성진영으로부터는 크게 사랑받은 인물이다. 정청래 위원의 직무정지 결정이 나온 13일 그는 여느때와 같이 트위터에 논평했다.팔로워가 7만명이고 트위터 가입 이후 하루 평균 35개 꼴로 글을 올린 그답다. “문재인은 정청래 공갈발언이 나왔을 때 최고위원 회의를 통해 정청래에 공식 사과를 요청하고 징계에 들어갔어야 한다. 그간 멍하니 있다가 평당원들 요청으로 징계에 들어가니 잠시 피신시키는 것이 친노 패거리들끼리 봐주기 정치입니다”라고 적었다.

그의 공격은 주로 야당쪽을 향해 있다. 그로 인해 명예훼손소송도 자주 걸렸다. 그의 상품성을 인정한 종편채널은 그에게 자주 마이크를 줬다. 그런 유명인인 변희재 대표는 지난 4월 29일 서울 관악을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578표(득표율 0.74%)의 저조한 성적으로 5위에 그쳤다. 그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운 결과이나, 제 역량 부족입니다. 진정으로 최선을 다했는지, 성찰해보겠습니다”면서도 “제 개인 성적표를 제외하곤, 그간 친노에 잡혀있던 호남이 터져나온 점, 또한 전국적으로 친노세력이 심판받은 건, 고무적입니다”라고 나름 의미를 부연하기도 했다.

트위터로 얻은 명성이 오프라인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이 변희재 대표의 맹점이었다면, 트위터 정치로 성가를 높였던 정청래 위원의 경우 ‘과유불급’이란 보편적 정서에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조병모기자 brya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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