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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신보라, 이름 앞에 붙이는 수식어로 익숙한 건 아직 ‘개그우먼’이다. 그는 꽤 노래를 잘하는 개그우먼으로 주가를 높여왔다. 2010년 KBS2 예능 ‘남자의 자격’ 합창단 편이나 그를 스타로 만들어준 ‘개그콘서트’의 여러 프로그램 등에서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넘는 가창력을 뽐냈다. 그런 그가 이름 앞에 ‘가수’라는 타이틀을 걸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무대 위 신보라의 얼굴에선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고 당장 사람들에게 ‘가수’로서 확실히 각인되고 싶다는 조급증 같은 건 없다. 자신을 ‘감정전달자’로 정의내린 그는 현재의 자신에 대해 사람들이 ‘노래하는 신보라’를 덜 어색해하는 ‘출발선’에 섰다고 평가했다. 그가 볼 때 개그와 노래는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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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와 개그우먼은 다르지 않아요.”
지난 10일 자신의 두번째 싱글 ‘미스매치’를 발표하고 TV 가요 순위 프로그램 등에 본격적으로 출연하기 시작한 신보라에게 언제부터 ‘가수의 꿈’을 가지게 됐는지 물었다. 뜻밖에도 “얼마 되지 않았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개그우먼-가수의 구분을 떠나 스스로를 ‘감정전달자’로 정의내렸다. “이상하게 개그를 하며 노래할 기회가 많았어요. ‘개그콘서트’에서 제 데뷔 코너도 ‘슈퍼스타KBS’인데, 오디션 출연자 역할이었어요. 여러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부르며 ‘내 목소리가 대중에게 좋게 들릴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개그우먼와 가수는 사람들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직업이라는 공통점이 있거든요. 웃음을 줄 수도 있고, 슬픔을 전달할 수도 있고, 위로가 될 수도 있잖아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저는 그렇게 감정을 전달하는 일을 할 때 가장 즐거워 해요.”
신보라는 “개그와 노래의 차이를 사실 모르겠어요. 이용하는 요소가 다르지 않아요. 노래도 표정, 연기가 필요하고 목소리는 기본이거든요. 연기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감정을 전달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러 감각 기관을 활용한다는 점은 같아요”라고 말했다.
분명 개그우먼이 가수에 도전장을 내민다고 할 때 일부 팬들은 ‘편견’을 가질 수 있다. 그에 대한 신보라의 생각은 분명했다. “일부 팬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건 당연해요. 저는 분명 개그 무대에서 음악적인 부분으로 사랑받은 게 먼저였잖아요. 저는 사실 운이 좋았어요. 개그우먼으로서 좋은 환경에서 가수가 될 좋은 기회를 잡았으니까요. 저를 안좋게 보는 분들이 있더라도, 그런걸 한번에 바꾸고 싶다는 욕심은 없어요. 모든 분이 다 저를 좋아해주길 바라는 건 욕심이에요. 그러나 분명 가수 신보라를 기다린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 분들에게 반갑고 느낌 좋은 노래들로 다가가는게 우선이에요.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지금이 노래하는 신보라를 덜 어색하게 느끼는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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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기분 좋아지는 연예인이 되고파”
신보라는 지난 2013년 첫 번째 싱글 ‘꽁꽁’을 발표했지만 그때는 일절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다. “첫곡을 냈을 때는 제가 ‘개그콘서트’에 출연하고 있었어요. 제 성격상 개그콘서트와 음악 활동을 병행하는 건 무리예요. 에너지 분배가 안되거든요. ‘개그콘서트’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최선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신보라는 10개월전부터 ‘개그콘서트’를 쉬고 있다. “다른 활동을 하기 위해 ‘개그콘서트’를 쉰 건 아니에요. 5년 동안 쉬지 않고 무대 위에서 쏟아냈더니 절 채우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다행히 프로그램 관계자들이 이해해 주셨어요. 이후 가수 등 다른 일들을 하며 긴장감과 설렘을 되찾아가고 있어요.”
이번 곡 ‘미스매치’는 배치기의 ‘눈물샤워’를 작곡한 랍티미스트 작곡, 케미스트릿의 멤버 테스와 래퍼 바스코가 작사를 맡은 곡으로, 마이너 탱고 코드 진행에 스트링과 힙합 리듬을 접목한 독특한 느낌의 힙합곡이다. 신보라는 이 곡 이전에 20여곡을 녹음하고, 불러보며 발표할 노래를 고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흔하지 않으면서도 낯설지 않은 느낌이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느낀 그런 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가사는 남녀가 서로 무뎌지고 상처를 줘서 이별 아닌 이별을 할 때 ‘어차피 처음부터 미스매치였다. 잘가라’라고 말하는 독한 내용이에요.”
현재는 가수, MC, 드라마 배우로 활발히 활동 중인 신보라는 “‘보면 기분 좋아지는 연예인’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저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게 제 재능 때문일 수도, 성격이 마음에 들어서일 수도, 혹시나 외모가 마음에 들어서일 수도, 또 프로그램이나 노래가 마음에 들어서일 수도 있겠지요”라며 “가수로서는 신경써서 열심히 준비한 곡이 대중에게 사랑받으면 행복할 거 같아요. 요즘 정말 좋은 노래 많이 나오잖아요. 대중이 듣는 여러 곡중 ‘미스매치’도 하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열심회 활동할 테니 예쁘게 봐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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