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프리티 랩스타'. 출처ㅣMnet
[스포츠서울] 국내 최초의 여자 래퍼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을 놓고 벌이는 서바이벌 형식의 Mnet 예능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방송 다음 날 포털사이트 도배는 물론이고, 프로그램을 통해 출시된 음원은 차트를 올킬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중들의 눈길을 끈 또 하나의 사건이 있었는데, 지난 5일 방송에서는 래퍼들의 치열한 '디스전'이 펼쳐졌다. 래퍼들의 자존심이 걸린 만큼 거침없는 설전이 이어졌고, 현재까지도 '디스전'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디스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여러 '디스전'이 펼쳐지며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기획에서는 그중에서도 '타블로-스컬', '컨트롤 비트 디스전' 등 굵직굵직한 '힙합 디스전'을 정리해봤다.
▲'끝나지 않는 그들의 디스전'…'에픽하이' 타블로 vs '하하 철친' 스컬
타블로와 스컬의 '디스전'은 지난 2006년 4월에 시작됐다. 당시 드렁큰 타이거를 중심으로 결성된 크루 '무브먼트'가 힙합계를 주름잡고 있었다. 그중 다이나믹듀오와 타블로는 크루의 일부였다. 그런 그들이 남성 듀오 TBNY(톱밥, 얀키)의 1집 앨범 메스커레이드(Masquerade)의 수록곡 '차렷'이라는 곡에 피쳐링을 하면서 라이벌 크루인 '붓다베이비'를 거론했다. 이것이 본격적인 '디스전'의 시초였다.
"어떤 놈은 시를 읊듯 랩을 재미없게 해", "태극기 휘날리며 민족혼을 자극해 근데 그 놈은 일본회사 음반수익의 일부는 일본에 가".
'붓다베이비' 크루의 수장이었던 MC스나이퍼는 당시 일본 음반 회사 소속이라고 알려졌다. 이에 다이나믹듀오의 최자가 '디스전'의 칼을 빼든 것.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당시 패기로 똘똘 뭉친 최자는 민족혼, 애국심, 불교색을 내세우던 MC스나이퍼에게 거침없는 랩핑을 퍼부었다.
▲ 심기불편 MC스나이퍼? 스토니스컹크-스컬 통해 '맞디스'
이에 '붓다베이비'와 친분이 두터웠던 스토니스컹크는 'Buffalo 2006'으로 타블로, 최자를 맞디스했다.
"우리들 중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되묻고 다시 한 번 너의 가사와 자신을 되돌아보길", "못 생긴 니 얼굴 때문에 거울보기 싫겠지만 난 너만 보면 토해 안경 여드름 돼지", "앞뒤 안 보고 패지 넌 X도 냄새나게 생겼어"…"겨울에도 나 반팔로. We smoke da buffalo".
앞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붓다베이비'는 외모 비하 발언을 섞으며 상대를 자극했다. 특히 여기서 '안경 여드름 돼지'는 당시 살집이 있던 최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부분은 '겨울에도 반팔티를 입을 정도로 우리는 화끈하다'는 의미였는데, 나중에 타블로가 이 가사를 재활용하게 된다.
▲ 시원하게 한 방 쏘고 자세 낮춘 타블로?…'대형 태풍'의 시발점
지난 2008년 타블로는 'Future', 'Eight by Eight'를 통해 또 한 번의 맞디스를 선보였다. 특히 앞서 스컬이 언급한 가사를 복기와 동시에 '디스전'을 종결시키려는 의중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어차피 서로 씹어봤자, 노이즈 마케팅을 밀어봤자, 수천 번 개처럼 짖어봤자, 하루살이 rap scene", "잘난 척, 강한 척, 그게 힙합? No. 침몰한 문화적 빙산의 일각. So 나부터 고개를 숙일게. 어린 날의 성질은 다 죽일게"…"넌 겨울의 반팔티 아마 추워. 답답해 니 가사는. 마약 중독자처럼 약해 망해도 누굴 탓해 씹어봤자 넌 그저 껌 뿐이였어", "포장마차 싸움꾼 병들었어".
타블로는 '디스전'을 통한 노이즈 마케팅으로 응수하는 것을 비난했다. 또한 앞서 언급됐던 '겨울에도 반팔티' 발언에 '아마 추울거다(아마추어일 뿐이다)', '포장마차 싸움꾼처럼 병들었다(술병들다 아파서 병든다)'라고 강력 펀치를 날렸고, 레게 음악을 추구하는 일부 래퍼들의 '마약' 사실을 비꼬았다.
▲ '디스전'의 끝? 스컬 칼 빼들다
자존심이 구겨진 스컬. 가만히 보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스컬은 2010년 제이켠과 함께 용감한 형제가 만든 'Music Award'로 타블로를 집중 포격했다. 당시 타블로는 '학력 위조' 논란으로 언론에 집중포화를 맞던 상황이었다.
"Back aff, Back aff, Real bad man 겨울에도 나 반팔로", "We smoke da buffalo Korean reggae, dancegall checker ragga muffin buffalo", "학력은 속여도 자신의 마음은 속일 수 없어", "나는 trophy 하나 없어도 한 길로".
스컬은 용감한 형제가 프로듀싱한 곡으로, 여전히 '겨울 반팔티'를 거론했다. 아울러 학력 논란에 휩싸였던 타블로를 향해 "학력은 속여도 자신의 마음은 속일 수 없어"라며 직설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음반이 발매된 이듬해 타블로가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용감한 형제가 'Music Award'를 작곡했을 당시 YG와 사이가 안 좋았기 때문.
▲ 잠잠하던 디스전, 2012년 재개
진흙탕 싸움이 되버린 타블로와 스컬의 '디스전'. 한동안 잠잠한 가 싶더니 스컬이 이번엔 스윙스와 함께 타블로를 디스하는 곡을 발표했다. 2006년 처음 공개한 'buffalo 2006'에 이은 'buffalo 2012'로 또 한 번 맹비난에 나섰다.
"군대 갈 때 니가 그랬지 스컬 XX 끝났어. 불법 면제 니가 알겠냐 군 생활은 플러스", "너는 또다시 틀렸어. 미국이 또 날 불렀어. 내 욕 쓰는 거 지겹지 않냐 인터넷 담벼락에다. 이게 내 음악이다. 그 X끼들은 나 망하는 거 보고싶어. 하지만 참고 참고 모른 척 해 주는 것도 이제 마지막".
스컬은 타블로가 앞서 'Eight by Eight'에서 날렸던 가사에 대해 언급하는 가 하면, 해외 영주권을 가지고 있어 군면제를 받은 타블로에게 '군필자'로서 디스를 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인 '군대' 이야기를 꺼내면서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 그들의 '디스전', 끝없는 진행형 ~ing
2012년 SBS 연말 가요대전에서 크루 '무브먼트'는 특별공연을 펼쳤다. 이때 싸이먼디, 다이나믹듀오, 에픽하이는 'Cypher' 무대를 꾸몄다. 끝난줄로만 알았던 '디스전'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뽀로로가 니 친구다. 애들아 날 피해가", "너와는 끝을 볼 것도 없어", "세상이 내게 말해 '고개 숙여 어서'", "난 목에 깁스, baby 끄떡 없어. 내 입에 묶여있던 chain 받아가. 창살에 가둘 수가 없는 플로우".
당시 스컬은 하하의 절친으로 MBC '무한도전'에 출연했다. 이에 '무브먼트'는 하하의 별명인 '뽀로로'를 언급하며 '디스전'이 끝나지 않았음을 경고했다. 몇년 간 잠잠했던 타블로는 'Cypher' 곡을 통해 스컬에게 엄청난 펀치라인을 남겼고, 실력을 재입증한 계기가 됐다.
이후 2013년 Mnet '쇼미더머니3'에서 래퍼 아이언이 래게 음악으로 공연을 펼쳤는데, 스컬이 함께 등장해 또 한 번 타블로를 언급하며 경고에 대한 도전장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이들의 '디스전' 언제까지 이어질까.
▲ 본토 힙합 지향 스윙스의 신호탄!
미국 본토 힙합을 지향하던 래퍼 스윙스가 지난 2013년 8월 21일 가장 먼저 '컨트롤'을 통해 국내 오버 힙합을 비판하는 'King swing'을 발표했다.
"니 허파는 말해. '공기야 이제는 통금이야!'", "너네들 발은 구려 나보다 못해 한국어", "목소리 깔다 쫄면 바로 톤 높이는 놈들이 양팔 잘라 버려", "신인 XX들 너넨 그저 신인 XX들. 난 신인 때 너네 같지 않았어".
스윙스는 'King swings'를 통해 한국 힙합 시장에 돌직구를 퍼부었다. 특히 논란이 더욱 확산된 이유는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힙합계를 싸잡아 말했다는 것. 다음 날인 22일 래퍼 야수의 '선배님 안녕하세요'를 시작으로 테이크 원의 'RECONTROL', 어글리덕의 'Ctrl+alt+del x 2', 딥플로우의 's'까지 어떤 디스가 먼저 나왔는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컨트롤'이 쏟아졌다.
▲ '아메바 컬쳐' 전쟁의 서막…슈프림팀 이센스 'You can't control me'
그런 가운데 슈프림팀의 이센스가 '컨트롤 디스전'을 보고 영향을 받았는지 23일 갑자기 다이나믹듀오의 개코를 향해 선제 공격에 나섰다. 이센스는 사건 한 달 전 자신의 트위터에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솔로 활동할 것'이라며 슈프림팀의 해체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팀 동료 사이먼디도 '이센스, 행복 위해 그 선택을 존중'이라고 해체를 인정했다.
"모든 스튜디오는 나의 gym 넌 한입짜리 프로틴. 비계 낀 니 정신 도려내줄게 마취 없이. 이거 듣고 나면 대답해. 개코", "10억을 달라고? 아메바 컬쳐. kiss my ass", "니들 잘하는 언론 플레이. 또 하겠지. 날 배은망덕한 XX로 묘사해놓겠지. I`m no.1. 인정하지 못하겠다면 mc 로서 얘기해. 니네 누나 찾지 말고".
이센스는 'You can't control me'가 개코를 포함 전 소속사인 '아메바컬쳐'를 향한 것임을 명확히 했다. 그런 가운데 스윙스는 '황정민. King Swings Part.2'를 통해 사이먼디를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이센스가 쫓겨날 때 넌 다듀와 손잡아. 걔가 가고 있을 때 내용증명서를 보내"라며 사이먼디 저격과 동시에 이센스를 옹호했다. 이에 화가 난 개코는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컨트롤 비트 다운받았다"며 이센스를 향한 맞디스곡 공개를 예고했다.
<개코-I'can Control You>
▲ 개코 vs 이센스, 원색적인 맹비난
24일 오전 사이먼디가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밤'이라며 디스를 예고한 가운데 이날 오후 12시경 개코는 맞디스 곡 'I'can Control You'를 공개했다.
"출두 전 질질 짤 때 해줬던 freehug. 널 존중한 기억은 지웠어", "법이 개입하기 전 용감함과 멍청함 이제 구분해라", "돈만큼 말 좀 아껴할 줄 아는 게 투정뿐인 무뇌야", "열심히 하는 래퍼들에게 대마초를 줬네", "참아준 형 배신하고 등돌리는 식", "관심병 환자", "개코 디스한 애", "별일 없어 은퇴한 애".
개코는 이센스의 '대마초' 사건을 바탕으로 원색적인 비난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이센스는 '성격 나오시네'라며 '대답해준 것 존중하지만 난 쿨하지 못해'라며 2차 맞디스를 예고했다.
▲ 사이먼디까지 참전, '디스전' 화려한 마무리(?)
25일 새벽 사이먼디는 자신의 트위터에 'SimonDominic-Control'을 통해 앞서 도발한 스윙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내 이름을 팔고서야 넌 1등을 찍지. 이 XX놈아", "돼지XX 여전히 불판 위에서 아직 덜 익었네, 넌 로(Raw)한 것도, 레어(Rare)한 것도 아닌 그냥 웩", "XX 문지훈이, (이)센스랑 베프라면서 속사정은 X도 몰라", "하나하나 다 이야기해줘야 돼? 네 귀를 조물락, 네 팬들 실망했겠다. 이 XXX야".
입에 담을 수도 없는 기 싸움이 계속됐고, 같은 날 이센스는 'True Story'를 통해 또다시 개코 저격에 나섰다. "너넨 다 사기꾼. 내 똥냄새는 어떻게 참았어 개코"라며 선배고 뭐고 할 것 없이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종이에 써 내려갔다. 이 와중에 스윙스는 'King Swings Part.3 기다려요'라며 또 한 번의 디스곡을 예고했다.
▲ 스윙스 '신세계' 그리고 YDG의 피날레
스윙스는 'King Swings Part.3 신세계'를 통해 사이먼디에게 보내는 비판적 메시지와 며칠간 이어져온 디스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우정 팔지 마 형, 넌 필요없는 사람 너무 쉽게 날리잖아", "쇼미더 머니 내가 나가서 한 뻘짓? 이 가사 보자마자 크게 웃으면서 멈칫. 나 몇년전에 당구치다 티비를 봤지", "핑크색 발레리나 복 입고 있던 건 쌈디. 난 나가서 보여줬지, 순도 백퍼 힙합. 모두 자신에게 물어봐, 뭐가 뻘짓인가?", "다들 뭐라 하든 이제 난 그저 내 갈 길을 쭉 갈게".
스윙스는 이 곡을 끝으로 더이상 디스곡을 발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약 1주일간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디스전'은 29일 YDG 양동근이 변질된 디스전을 비판하면서 끝을 맺었다.

타이미 졸리브이 디스전. 출처ㅣMnet
▲ 2년 전부터 이어져온 타이미 vs 졸리브이 디스전
지난 5일 방송된 Mnet '언프리티랩스타' 5회에서는 MC 메타가 2년 전 중단된 타이미와 졸리브이의 디스전을 마무리할 것을 권유했다. 앞서 2013년 타이미와 졸리브이는 여성 래퍼 최초로 디스전을 펼쳐 눈길을 끈 바 있다.
이날 MC메타는 "한국 힙합 씬에서 여자 래퍼들이 그런 디스를 했다는 것이 역사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매듭이 지어졌으면 좋겠다. 이곳은 배틀을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장이다"고 배틀을 제안했다.
제안을 받아들인 졸리브이와는 달리 타이미는 "그냥 상대하고 싶지 않다"며 거부했다. 이에 졸리브이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나와 마주치기 싫으면 나오지 말았어야지"라고 말했고, 타이미는 "야 다 들리거든. XXX"라며 욕설을 쏟아냈다.
이후 시작된 디스랩 배틀전에서 타이미는 "넌 그냥 X 같은 존재. 밟아주기도 더럽지"라며 "난 사람 아닌 돼지랑은 못 놀겠네"고 공격했다. 또 그는 "너 나 없으면 이 쇼에도 못 나왔다"고 졸리브이를 디스했다.
졸리브이 역시 "넌 고작 할 수 있는 게 욕과 허세"라며 "가슴 흔들며 말하겠지 Shake it 그리고 물어봐야지 오빠 나 해도 돼?"라고 타이미의 과거 이비아 시절을 언급하며 살벌한 디스전을 이어갔다.

지민, 치타 향해 욕설. 출처ㅣMnet
▲ AOA 지민, 아이돌 최초 디스전 참전?
12일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는 프로듀서 MC메타의 4번 트랙을 차지하기 위해 배틀에 나선 치타와 지민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치타는 '프리티 걸'을 표방하는 지민을 누르기 위해 지민 특유의 목소리를 따라하는 등 맹렬한 기세로 지민을 디스했다.
이에 지민은 치타에 맞서 "잘났기 때문에 잘난 척을 못해. 억대 CF에 사인회가 쌓이네"라며 치타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는 제스쳐를 취했다. 이에 패널들은 모두 놀라움을 표했다.
치타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지민이 약간 싸이코패스 같은 거 있는 것 같다. 웃으면서 하더라"며 지민의 과감함에 감탄을 금치 못 했다.
김도형 인턴기자 wayn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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