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김광석 회장, 참존화장품
참존 창업자 김광석 회장은 “지난 30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해 2020년 매출 1조원 클럽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참존화장품 창업주인 김광석 회장(76)은 고집이 세다. 그래서 ‘청개구리 박사’로도 불린다. 그렇다고 누가 말하면 반대로만 하는 청개구리는 절대 아니다. 뚜벅뚜벅 오로지 하나의 길만 걸으며 ‘외길 인생’을 살아온 그다. 그 결과가 ‘기초화장품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은 참존화장품이다. 지난 1984년 창립 이후 30년 동안 소위 ‘돈이 되는’ 색조화장품을 만들지 않고 오직 기초화장품에만 전념해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지난주 서울 대치동 참존 본사에서 김 회장을 만나 경영 철학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참존’이라는 단어가 어감이 산뜻해서 좋아보입니다. 어떤 의미가 있나요.

처음에는 ‘부유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뜻을 담아 부한(富韓)화장품으로 출발했습니다. 그후 순 우리말인 ‘참 좋은’에서 이름을 따와 참존화장품으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영어로 ‘매력지대’(Charm Zone)라는 의미도 있으니 잘 지은 이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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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존의 자신감과 자부심이 담겨있는 명품 보증서.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는데 향후 어떤 목표를 세우셨나요.

지난해 11월20일이 창립 30주년이었습니다. 30년간 걸어온 길을 바탕으로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정할 필요가 있어 비전 선포식을 가졌습니다.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 2020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현재 미국, 일본, 중국 등 24개국에 진출해 있는데 더욱 박차를 가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참존의 진가를 인정받고 싶습니다.

-참존을 창업하시기 전에 유명한 피부전문약국 약사였다고 들었는데요.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한 뒤 1966년 서울 충무로 스카라극장 앞에서 피부 치료제를 직접 조제·판매하는 ‘피보약국’을 20년간 운영했습니다. 난치성 피부질환을 고칠 수 있는 피부 치료제를 연구·개발해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도 했죠. 그러다가 예상치 못했던 일에 휘말리면서 8억~9억원의 빛을 지고 도망자의 신세가 됐고, 결국 돈을 벌어 빚을 값겠다는 약속을 하고 화장품 회사를 차리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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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존 창업자 김광석 회장은 76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회사일을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매일 20분 동안 자신이 개발한 10가지 동작의 맨손 체조를 하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밝히며 직접 시범을 보여줬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피부 치료제 개발과 화장품 회사 창립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피부를 다룰 줄 안다는 공통점이 있죠. 20년 동안 피부 질환을 연구하고 나만의 치료제를 개발해왔기 때문에 화장품을 만들어도 품질 만큼은 최고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이 세상에는 없는 것, 내가 내 방법으로 만든 나만의 것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참존 화장품에는 ‘명품 보증서’가 있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요.

세상에 없는 유일한 제품이라는 자부심이 담긴 거죠. 그것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명품 보증서’를 만들었습니다. 요즘은 명품이라는 말이 일반화돼 있지만 저는 이미 20년 전에 세계 제일의 명품(名品)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문구는 이렇습니다. ‘세계 제일의 명품, 참존이 만들겠습니다. 승자에게 뜨거운 박수가 있듯이 명품에는 고객의 찬사가 있습니다. 써 본 사람은 다 좋다고 하고, 나도 써보고 그렇게 느끼며 자신있게 남에게 권하는 세계 제일의 명품을 만들겠습니다. 참존 창업주 김광석.’(김 회장은 20년전 자신이 직접 구상해 만들었다는 명품 보증서 내용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힘찬 목소리로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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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존화장품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피보약국 약사 시절의 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광석 회장.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기초화장품만을 고집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피부 질환 치료제를 만들던 약사 출신입니다. 기본적으로 기초화장품은 피부를 좋게 하지만 색조화장품은 많이 쓰면 피부에 나쁜 영향을 끼칩니다. 예쁘게 보이기 위해 색조화장품을 쓰지만 결국 나중에는 씻어내야합니다. 주위에서는 물론 회사 내부에서도 색조화장품을 만들어야 돈을 번다는 얘기를 많이 했지만 제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동안 그래왔듯 앞으로도 색조화장품을 만드는 일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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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회장은 기초화장품만 고집해온 이유에 대해 “기초화장품은 피부와 하나가 되고 피부에 좋지만, 색조화장품은 예쁘게 보이는데 필요하기는 하지만 많이 쓰면 피부에 나쁘고 나중에 씻어내야한다”고 설명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지난해 큰 상을 받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참존 피부과학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참인셀’이 국내 최고의 산업기술상인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습니다. 토코페롤과 비타민C를 결합해 ‘토코비타C’라는 특허성분을 개발했습니다. 기존의 비타민C와 E에 비해 12배 이상 향상된 효과를 내는 것으로 검증된 성분입니다. 피부 안쪽과 바깥쪽에서 입체적으로 작용하는 7가지 특허성분과 피부 문제의 근원에 접근하는 공격적인 시스템이 나이들기 시작하는 피부에 강한 힘을 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0대 중후반에 접어들었는데 ‘청개구리 정신’은 여전히 유효한가요.

점점 더 하면 했지 약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내 경우는 오히려 더 무르익었다고 할까요. 집념 하나는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요.

-자녀분이나 회사 직원들이 ‘청개구리 정신’을 갖고 있으면 마음이 불편하실 것도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자기 방식을 분명히 갖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내 동지를 만났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들 셋이 있는데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고집들이 셉니다. 각각 자신의 개성을 살려가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약사 활동을 하시다가 40대 중후반에 참존을 창업한 셈인데요.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요즘의 40~50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창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100명 중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3~5명 밖에 안됩니다. 유형·무형의 제품을 갖고, 매출을 올려서, 운영비 급여 등을 충당하고 나서도 이익이 남아야하는 그런 게 뭐가 있을까요. 거의 없어요. 그래서 자기 만의 것을 만들어야합니다. 누가 하는 거 보고 따라하거나 누가 좋다고 해서 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입니다. 나만의 것, 나만의 비법을 준비해놓고, 철저하게 차별화된 전략으로 가야 창업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실패를 성공의 디딤돌로 삼을 줄 알아야합니다. 실패하고 주저앉으면 진짜 실패하는 것이고, 실패를 딛고 일어서면 그것은 성공입니다. 창업을 한 뒤에는 생각과 사람이 완전히 바뀔 때까지 실패와 좌절이 계속 찾아올 것입니다. 그것을 극복할 마음준비를 하고 창업전선에 뛰어들기를 바랍니다.
이평엽기자 yuppi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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