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희2, 한국여자오픈 1R 단독 선두
보기 없이 버디만 4개…2위 그룹과 2타 차
19.4m 버디도 척척…퍼트 감각 ‘폭발’
“순위보다는 샷에 집중하겠다” 다김

[스포츠서울 | 양주=김민규 기자] 또 한 명의 신데렐라가 탄생하는 걸까. 지난주 서교림(20·삼천리)이 생애 첫 우승을 품은 데 이어 또 다시 ‘루키의 진격’이 일어날 조짐이다.
20세 신인 김가희2(SBI저축은행)가 한국 여자골프 최고 권위의 무대에서 가장 먼저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보기 없는 완벽한 플레이와 뜨거운 퍼트 감각으로 내셔널 타이틀 한국여자오픈 첫날을 지배했다.
김가희2는 11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1·6663야드)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제40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낚으며 4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고지원, 최예본 등 공동 2위 그룹(2언더파 69타)을 2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최근 흐름도 좋았다. 직전 대회인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최종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 12위로 마친 김가희2는 상승세를 그대로 메이저 무대까지 이어왔다.
출발부터 심상치 않았다. 1번 홀(파5) 버디로 기분 좋게 시동을 건 그는 3번 홀(파4)에서 무려 12.9m 장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전반에 2타를 줄인 김가희2는 후반 들어 더욱 날카로워졌다.
11번 홀과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았다. 특히 12번 홀(파3)에서는 19.4m에 달하는 초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에도 흔들림 없는 경기 운영으로 단 한 개의 보기 없이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경기를 마친 김가희2는 “어려운 코스에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해서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보기 없이 67타를 기록해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위기도 있었다. 15번 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 러프로 향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침착하게 레이업을 선택했고, 세 번째 샷 이후 긴 거리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흐름을 지켰다. 그는 “보기를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긴 퍼트가 들어갔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한국여자오픈은 대한골프협회(KGA)가 주관하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이자 국내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다. 단독 선두로 올랐지만 김가희2는 섣불리 우승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는 “생애 첫 우승을 역사 깊은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서 한다면 정말 영광스러울 것”이라면서도 “아직 사흘이나 남았다. 우승이나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오늘처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의 강점으로는 드라이버 정확성을 꼽았다. 김가희2는 “페어웨이가 워낙 좁다 보니 무조건 페어웨이를 지키려 하기보다 러프까지 넓게 활용하면서 두 번째 샷 승부를 생각했다”며 “그렇게 하니 오히려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시즌 신인왕 경쟁에 뛰어든 루키에게 이번 한국여자오픈은 이름을 알릴 절호의 무대다. 그는 현재 김민솔(838점), 최정원(683점)에 이어 3위(675점)를 달리고 있다. 김가희2는 “순위보다는 샷에 집중하겠다. 오늘처럼 플레이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자신이 골프채를 잡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바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베테랑 이정민 때문이다.
김가희2는 “이정민 선수의 카리스마와 아이언샷에 매료돼 골프를 시작했다”며 “실제로 만나면 쑥스러워 말을 잘 못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이시우 프로님께서 대회 전에 ‘잘하고 있으니 자신 있게 치라’고 말씀해주셨다”며 “그 조언 덕분에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신인왕을 꿈꾸는 20세 루키. 그리고 한국여자오픈 단독 선두. 김가희2의 가장 특별한 도전이 이제 시작됐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