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뷰티 플랫폼‘ 앞세운 K-뷰티

피부 진단·상담으로 美 소비자 공략

플랫폼 안착 땐 중소 브랜드 기회 확대

[스포츠서울 | 조선우 기자] K-뷰티의 해외 진출 패러다임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망과 체험 서비스를 결합한 ‘한국형 뷰티 플랫폼’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그 선봉에 선 대표적 사례는 CJ올리브영이다. 올리브영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현지 시장에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패서디나점은 애플스토어, 룰루레몬, 알로 요가 등 글로벌 굴지의 브랜드가 밀집한 LA 동북부 핵심 상권에 자리 잡았다. 연면적 803㎡(약 243평) 규모의 매장에는 약 400개 뷰티·웰니스 브랜드의 5000여 개 상품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주목할 점은 입점 브랜드의 80% 이상이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라는 것이다. 이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단독 해외 진출을 넘어 유망한 K-중소 브랜드를 발굴하고 지속 가능한 K-뷰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이번 미국 진출은 기존의 수출 공식과 확연히 다르다. 그동안 국내 브랜드들은 현지 대형 유통업체에 개별적으로 입점하는 방식에 의존해 왔다. 반면 올리브영은 다양한 K-뷰티 브랜드와 최신 트렌드를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 모델’ 자체를 미국 현지에 이식했다. 현지 소비자들이 여러 브랜드를 직접 비교하고, 자신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공간을 기획했다.

매장 구성 역시 철저히 ‘체험’에 방점을 찍었다. 피부 상태를 분석해 주는 ‘스킨스캔’과 그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스킨케어 루틴을 제안하는 ‘더 뷰티 랩’을 전면에 내세웠다. 성분 중심의 큐레이션 존을 비롯해 제품 구매 전 무료 피부 진단과 상담을 제공하는 한국식 뷰티 서비스는 현지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고 폭발적이었다. 개점 전날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졌고, 오픈 당일에는 수백 미터의 ‘오픈런’ 줄이 늘어섰다. KTLA, ABC, CNN,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언론도 앞다퉈 현장을 취재하며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SNS에서도 관련 콘텐츠가 쏟아지며 현지의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판매 동향에서도 K-뷰티의 저력이 확인됐다. 스킨케어, 선케어, 마스크팩 등 기초화장품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견인했고 립, 쿠션 등 색조 화장품도 호조를 보였다. 나아가 헤어·바디케어는 물론 건강식품과 스낵류 등 K-웰니스 카테고리까지 고르게 판매되며, 단순 미용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소비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다.

올리브영은 이달 중 미국 LA의 대표적 프리미엄 쇼핑몰인 ‘센추리시티’에 추가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교두보 삼아 동부와 중남부 등 주요 권역으로 영토를 넓히고,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채널 전략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업계는 이번 행보를 K-뷰티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변곡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메가 히트 제품 하나가 시장 확장을 이끌던 과거를 지나, 이제는 뷰티 유통 시스템과 체험 서비스 자체가 통째로 수출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소비자들이 K-뷰티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접점이 늘어날수록 신규 브랜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기회도 커질 것”이라며 “한국형 뷰티 플랫폼은 국내 중소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견인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blesso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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