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 핵심 의제로 부상한 ‘한국형 핵추진잠수함(장보고 N사업)’

대한민국 자주국방 역량을 완성하는 마지막 고지

핵연료 및 외교적 협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적 창(窓)’

구체적이고 치밀한 ‘성공 전략’ 필요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대한민국의 ‘한국형 핵추진잠수함(장보고 N사업)’ 개발 계획이 국가 안보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일각에서는 약 3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과 기술적 난제, 국제정치적 역학관계를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사실은 국가 안보가 단순한 비용 편익 분석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 지형 속에서 핵추진잠수함(이하 핵잠수함)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전략적 필수재’다.

△북핵 수중 위협, 디젤의 한계를 넘어설 비대칭 억제력

핵잠수함 도입이 시급한 가장 일차적인 이유는 북한의 고도화된 핵·미사일 위협이다. 북한은 이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한 수중 핵전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최근에는 핵잠수함 건조 계획까지 가시화했다.

문제는 은밀성을 무기로 하는 북한 잠수함을 기존의 디젤 잠수함만으로 탐지·추적하는 데 물리적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우리 해군의 디젤 잠수함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하지만, 정기적인 부상(浮上)이 불가피해 작전 지속성과 원거리 대응력이 제약된다.

반면, 무제한에 가까운 수중 작전이 가능한 핵잠수함은 북한의 수중 도발을 상시 감시하고 유사시 즉각 타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비대칭 억제력’이 될 것이다. 안보 환경이 공세적으로 변화한다면, 우리의 방어 수단 역시 이에 걸맞게 진화해야 한다.

△자주국방의 완성, 그리고 첨단 산업의 기폭제

핵잠수함 독자 개발은 대한민국 자주국방 역량을 완성하는 마지막 고지다. 우리는 이미 세계적인 조선 기술과 방산 역량을 바탕으로 전투기, 함정, 미사일을 스스로 건조·제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만약 핵잠수함이라는 최정점의 기술을 확보한다면,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해양 방위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게 된다.

더욱이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군사력 증강에 그치지 않는다. 핵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소형 원자로 설계, 핵안전 관리, 첨단 신소재, 인공지능(AI) 기반 수중전투체계 등은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전략 기술들이다. 국방을 위한 투자가 곧 미래 첨단 산업의 마중물이 되는 ‘안보와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변화하는 국제 정세와 미국의 전향적 태도

그동안 핵잠수함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한미 원자력협정과 국제 핵비확산체제(NPT)의 벽이었다. 그러나 최근 미·중 패권 경쟁 심화와 북핵 위협 가중으로 국제 정치적 역학관계가 급변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해양 팽창을 저지하기 위해 호주에 핵잠 기술을 이전(AUKUS)한 데 이어, 최근에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아시아안보회의를 통해 한국의 핵잠수함 사업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미국이 동맹국의 안보 역할 확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지금이 바로 교착 상태에 머물렀던 핵연료 및 외교적 협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적 창(窓)’이다.

△이제는 추진 여부가 아닌 ‘성공 전략’을 논할 때

대한민국은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해양 국가다. 주변국인 중국은 해군력을 급격히 확장하고 있고, 일본 역시 반격 능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틈바구니에서 국가 경제의 생명선인 해상교통로를 지키고 주권을 수호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다.

우리는 이미 독자 전투기 개발, 우주 발사체 성공 등 불가능해 보였던 국가적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저력이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도입 여부를 두고 벌이는 소모적인 찬반 논쟁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핵연료 문제를 타결하고, 예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실질적인 전력으로 조기 전력화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치밀한 ‘성공 전략’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안보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국가적 비전과 과감한 결단이다. sangbae030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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