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구 평균 149.5㎞+다양한 변화구
비슬리, 이렇게 공이 좋은데
너무 강한 전투력이 문제
“침착하게, 호흡하고 붙으라”

[스포츠서울 | 대전=김동영 기자] “그 좋은 공을 가지고…”
롯데의 올시즌 최대 강점은 '선발'이다. 팀 순위 자체는 최하위권이지만, 선발진은 최상위에 있다. 그중에서도 아쉬운 구석은 있다. 제레미 비슬리(31)를 들 수 있다. 들쑥날쑥하다. 공 자체는 좋다. 이상하게 좋지 않은 날이 있다. 전투력이 너무 충만해서 생긴 문제다.
비슬리는 올시즌 9경기 47.1이닝, 4승2패, 평균자책점 3.99 기록 중이다. 폭발적인 구위를 자랑한다. 속구 평균이 시속 149.5㎞다. 슬라이더-커터-포크볼까지 변화구도 갖췄다. 특히 슬라이더 구종 가치가 높다.

공만 보면 리그를 지배해야 할 것 같은데, 딱히 그런 것도 아니다. 최근 5경기 연속 6이닝 이상 먹고 있기는 하다. 대신 최근 2경기 연속 4실점은 또 걸린다.
김태형 감독은 "그 좋은 공을 갖고도 좀 답답할 때가 있다. 전체적인 구종은 다 좋다. 속구도 힘이 있고, 회전수도 좋다. 포크볼도 잘 쓰고, 스위퍼도 자신 있어 하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속구가 위-아래로 제구가 되면 훨씬 좋을 것 같다. 불안하면 자기가 잘 쓰는 변화구를 자꾸 던지려 한다. 결국 커맨드 문제다. 카운트 싸움이 안 되니까 어렵다"고 짚었다.

이쪽은 기술적인 문제다. 사실 시즌 9이닝당 삼진 10.65개, 볼넷 2.85개다. 제구가 나쁜 투수는 아니다. 한 번씩 크게 흔들릴 때가 있다는 점이 걸린다.
이것도 이유가 있다. 너무 '급하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차분하게 던질 필요가 있다. 가끔 말도 안 되게 빠지는 공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한 "차분하게, 딱 호흡하고 승부 들어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붙기 시작하면 막 들어간다. 그런 모습이 있다. 이것도 결국 비슬리가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전 등판인 19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나오자 흥분하는 모습이 보였다. 흥분은 성급한 승부를 부르고, 이는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커리어라면 충분히 좋다. 2020~2022년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세 시즌 보냈다. 올시즌 롯데의 승부수다. 엘빈 로드리게스와 함께 공을 들여 데려온 외국인 투수다.
지금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 같은 모습이면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수밖에 없다. 자기 공의 구속과 구위를 살려야 한다.

지난해 리그를 지배한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도 전투력 충만한 투수들이었다. 투수코치가 교체하러 나올 때 '오지 말라'며 강하게 거부하기도 했다.
대신 침착할 때는 또 침착했다. 투수의 기본 덕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슬리가 이쪽만 된다면 리그 최고를 논하는 선발투수가 될 수 있다. 그러면 롯데도 더 올라갈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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