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창간기획-다시 피어나는 검은 땅⑦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과거 석탄을 캐내며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검은 땅’ 강원도 삼척. 광부들의 땀방울과 탄가루가 날리던 척박한 폐광촌에 이제는 매혹적인 장미 향기가 가득하다. 짙은 석탄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주인공은 오십천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장미의 물결’이다. 삼척장미공원은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지역의 끈질긴 생명력을 증명하는 거대한 생태 예술 작품으로 거듭났다.
삼척장미공원(강원도 삼척시 정상동 일원)의 가장 큰 매력은 시선을 압도하는 광활한 규모에 있다. 약 8만 4730㎡에 달하는 부지는 축구장 12개를 합친 것보다 넓다. 이 거대한 대지 위에는 222종의 전 세계 진귀한 장미 16만 그루가 식재되어 있으며, 개화 시기에는 무려 천만 송이의 꽃줄기가 일렁인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발길 닿는 곳마다 화려한 풍경이 펼쳐진다.
공원은 ‘희망과 행복’, ‘사랑과 예술’ 등 6개의 테마 정원으로 나뉘어 저마다의 서사를 품고 있다. 지난 2014년 정식 개장 이후, 이곳은 과거 광산촌 주민들이 겪어온 상실감을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을 틔워내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7일간 열리는 2026년 축제는 ‘삼척 장미나라의 탄생’이라는 세부 콘셉트 아래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축제의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19일 개막식에는 가수 폴킴이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고조시킬 예정이다. 주말인 23일과 24일에는 각각 박창근·케이시, 비비지·경서의 축하 공연이 마련되어 있으며, 23일 오후 5시에는 환상적인 ‘블랙이글스 에어쇼’가 삼척의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전망이다.

특히 올해 축제 기간 동안에는 요정과 캐릭터들의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장미나라 퍼레이드’가 매일 펼쳐져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중의 참여를 이끄는 체험 콘텐츠도 대폭 강화됐다. 오전 10시부터 무료로 참여 가능한 ‘장미나라 책 만들기’와 나만의 장미 감성을 담는 ‘직업 체험’ 부스가 운영되며, 유료로 진행되는 장미 테마 체험(키링 만들기 등)도 준비되어 있다. 또한 24일 오후 5시부터는 공원 내 지정된 장미 식탁 구역에서 오감을 깨우는 프리미엄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미식 프로그램이 유료로 진행되어 여행의 품격을 더한다.

행사장 구성 역시 세밀하게 기획됐다. 메인 무대를 중심으로 먹거리존, 삼척의 매력을 담은 굿즈·로컬 콘텐츠 부스, 체험 및 판매존 등이 9개의 주요 구역으로 나뉘어 빼곡하게 들어섰다. 그중에서도 4면이 LED로 구성된 ‘큐브 스크린’ 미디어 포토존은 장미나라의 스토리를 즐기며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핵심 공간으로 기대를 모은다. 가족 단위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행사장 곳곳에는 종합안내소, 의료지원 부스를 비롯해 휠체어 및 유모차 대여소, 수유실 등 세심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축제의 백미는 단연 오십천 물줄기 위로 설치된 ‘부교’ 체험이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개방되는 이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장미 군락은 육지에서의 감동과는 또 다른 입체적인 풍광을 선사한다. 과거 척박했던 ‘검은 땅’에서 천만 송이 장미가 일렁이는 기적의 공간으로 탈바꿈한 삼척장미공원은, 올봄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잊지 못할 벅찬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준비를 마쳤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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