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갤러리 더 스페이스중학서 진행…전통문화와 현대적 시선 교차하는 사진전

[스포츠서울 | 김종철 기자] 갤러리 더 스페이스중학이 오는 20일부터 6월 7일까지 임철 작가의 개인전 ‘유산의 기록’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궁과 장승을 소재로 한 사진 작품 29점을 통해 한국 전통 유산이 지닌 시간의 흔적과 공간의 의미를 조명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전시에서는 궁궐과 장승을 단순한 문화재나 관광 자원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 오랜 시간 한자리를 지켜오며 시대의 변화를 품어온 존재로 해석한 작가의 작업 세계를 선보인다. 작품들은 대상 자체의 조형성과 빛, 시간의 흐름 속에서 드러나는 분위기를 담아내며 한국적 풍경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제시한다.

최근 K-콘텐츠 확산과 함께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해외 관심이 높아지면서 궁궐과 한옥, 전통 조형물 등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전통 유산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전시와 콘텐츠가 국내외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시가 열리는 삼청동은 경복궁과 북촌 한옥마을을 연결하는 대표 문화예술 지역으로 꼽힌다. 전통과 현대적 도시 풍경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관람객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도 활발한 지역이다. 갤러리 측은 이러한 장소성이 이번 전시의 분위기와도 맞물려 작품 이해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철 작가는 서울예술대학교 사진과를 졸업했으며, 약 30년 동안 상업사진 작업과 문화유산 아카이브 작업을 병행해왔다. 그는 전통적 소재가 지닌 시간의 축적과 조형적 요소를 현대적 시선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유산의 기록’은 작가가 고등학교 시절 경복궁에서 처음 사진을 찍기 시작했던 경험에서 출발한 전시다. 당시 궁궐의 고요한 분위기와 공간감은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첫 기억으로 남았고, 이후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며 전통문화와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시선도 점차 확장됐다고 한다.

특히 대학 시절 지도교수였던 육명심 선생의 장승 작업은 궁과 장승을 단순한 풍경이나 민속적 상징이 아닌, 긴 시간을 견디며 존재해온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이후 상업사진 활동에 집중했던 그는 다시 개인 작업으로 돌아오면서 익숙했던 궁과 장승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 작가는 기록 행위를 단순히 대상을 남기는 차원을 넘어, 이미 존재해온 시간을 현재의 감각으로 다시 읽어내는 과정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임철 작가는 “특정한 연출이나 과도한 해석 없이 대상이 존재하는 상태 그대로를 관찰하며 촬영했다”며 “빛과 시간의 변화 속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한 궁과 장승은 단순한 건축물이나 민속 조형물을 넘어 시간의 층위를 품은 존재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궁과 장승을 과거에 머문 유물로 고정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 속에서 살아 있는 대상으로 바라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전시는 스페이스중학 사진연구소 기획으로 진행되며, 오프닝 행사는 5월 20일 오후 5시에 열린다. jckim99@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