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우려했던 조기 은퇴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올해 V리그 여자부 FA 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베테랑들의 거취였다. 지난해 A그룹의 표승주가 정관장과의 재계약에도, 타 구단과의 계약에도 실패하면서 갑작스럽게 은퇴한 사례는 큰 충격을 안겼다. 1992년생으로 지난해 기준 33세였기에 더 큰 파장을 남겼다. 여전히 경쟁력은 있지만, FA 이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30대 선수는 원소속팀과의 재계약이 아니면 이동하기 쉽지 않다는 선례를 남겼다.

올해에도 표승주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나이 많은 선수가 줄줄이 시장에 나왔다. 흥국생명 김수지(39)를 비롯해 한국도로공사 배유나(37), IBK기업은행 황민경(36), 정관장 염혜선(35) 등이 대표적이었다. 표승주보다 어리지만 페퍼저축은행에서 뛰던 박정아(33)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고액 연봉을 받지만, 나이가 많아 다른 팀에서 영입을 시도하긴 어려운 자원들이었다. ‘제2의 표승주’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이들 중 FA 이적한 선수는 없다. 대신 김수지, 황민경, 염혜선은 연봉을 대폭 낮춰 잔류했다. 김수지는 보수를 지난시즌 3억 1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크게 낮췄다. 황민경의 보수도 3억원에서 1억원으로 3분의 1이 줄었다. 4억 5000만원을 받던 염혜선은 2억원을 수령하게 된다.

사인앤드트레이드 형식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들 사정도 다르지 않다. 도로공사를 떠나 현대건설로 이적하는 배유나는 2억 5000만원을 받는다. 그는 지난시즌 5억 5000만원의 고액 연봉자였다. 페퍼저축은행에서 7억 7500만원을 받던 박정아의 보수는 친정팀 도로공사로 돌아가면서 1억 80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V리그를 호령하던 베테랑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수 있지만, 이들은 현실을 인정하고 현역으로 활약하는 쪽을 선택했다. 많은 팬을 보유한 선수들이라 각 팀, 리그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결과다.

여기에 ‘연봉 정상화’도 조금씩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시장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책정된 연봉으로 인해 문제 의식이 제기되는 시점에 각 구단의 부담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선수 개인 연봉 상한제도 도입되면서 무리한 영입 경쟁 문화도 반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