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전 5이닝 8K 무실점 완벽투… 구속 6km 끌어올리며 ‘제구 난조’ 완전 해결

7.24 ERA는 숫자일 뿐, 볼넷 6개에서 1개로 급감… KIA 선발진 ‘공포의 4각 편대’ 완성

[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야구는 때로 정직하다. 자신감이 떨어지면 공 끝이 무뎌지고, 타자들은 귀신같이 그 틈을 파고든다. 시즌 초반 140km대 중반에 머물며 볼넷을 남발하던 이의리를 보며 많은 이들이 ‘에이스의 위기’를 말했다. 하지만 시련 뒤의 성장이 있듯이, 이의리 역시 부진이라는 혹독한 겨울을 지나 더 단단한 괴물로 진화했다.

◇ 구속 6km가 가져온 연쇄 반응

11일 한화전에서 최고 150km를 찍으며 예열을 마친 이의리는 17일 잠실에서 156km라는 ‘미친 구속’을 꽂아 넣었다. 손아섭이 트레이드 첫날 홈런으로 자존심을 세웠듯, 이의리는 자신의 전매특허인 광속구로 ‘좌완 에이스’의 명예를 회복했다. 공이 빠르면 타자는 조급해지고, 투수의 제구는 오히려 정교해진다. 이날 8개의 삼진은 그 선순환이 만든 결과물이다.

◇ 5선발 김태형을 위한 ‘시간의 멍석’

이의리의 부활은 단순히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네일, 올러, 양현종에 이어 이의리까지 ‘계산 서는 투구’를 해주면서, 이범호 감독은 5선발 신예 김태형에게 충분한 휴식과 이닝 관리를 해줄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 안우진이 키움에서 매주 1이닝씩 늘리며 빌드업하듯, KIA 역시 이의리라는 ‘상수’를 얻음으로써 미래 자원을 더 체계적으로 키울 동력을 얻게 된 것이다.

◇ 광속구의 귀환, 잠실을 흔들다

이의리는 156km 광속구 하나로 KBO의 서열을 다시 정리했다. 제구가 흔들린다는 비판을 압도적인 구위로 잠재운 이의리. 이제 KIA 팬들은 그가 마운드 위에서 뿌리는 공 하나하나에서 2026시즌 우승의 클라이맥스를 미리 보고 있다. white2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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