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이닝 1실점, 28구 중 속구는 단 11개… 철저한 ‘변화구 점검’ 위주 피칭

157km 얻어맞아도 미소? 슬라이더로 병살 유도… 빌드업 순항 중

[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야구에서 에이스의 복귀는 단순히 1승을 더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유퀴즈’ 출연한 문근영이 “몸이 커지니 마음도 커졌다”며 투병 후의 성숙함을 전했듯,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안우진 역시 ‘힘’으로만 윽박지르던 과거의 괴물에서 ‘수싸움’을 즐기는 영리한 사냥꾼으로 진화 중이다.

◇160km의 유혹을 뿌리친 ‘여유’

지난 롯데전에서 160km를 찍으며 팬들을 경악게 했던 안우진이다. 누구나 다시 한번 그 짜릿한 숫자를 보고 싶어 했지만, 안우진은 철저히 자신만의 로드맵을 지켰다. KT 타자들이 자신의 속구에 초점을 맞추고 들어오자, 오히려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병살을 유도하는 장면은 그가 공백기 동안 얼마나 많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거쳤는지 보여준다.

◇ KIA 김태형과 키움 안우진, ‘관리’가 만드는 명품 마운드

이범호 감독이 KIA의 신예 김태형에게 ‘120이닝 리미트’를 걸며 아껴 쓰듯, 설종진 감독 역시 안우진을 매주 1이닝씩 늘리는 ‘초정밀 관리’로 다루고 있다. 당장의 1실점이나 승리보다는 5월 이후 정상 로테이션에 합류했을 때 보여줄 ‘완전체 안우진’이 더 무섭기 때문이다.

◇ 자존심 씻은 손아섭, 부활 선언한 안우진

두산 이적 첫날 홈런을 날린 손아섭이 ‘베테랑의 자존심’을 세웠다면, 안우진은 ‘에이스의 품격’을 증명하고 있다. 비록 157km 속구가 안타로 연결되며 실점했지만, 이는 오히려 그에게 변화구의 필요성을 각인시킨 좋은 예방주사가 됐다.

이선희의 목소리가 4년의 공백을 뚫고 1위를 차지했듯, 안우진의 구위 역시 955일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압도적이다. 이제 팬들이 기다리는 것은 ‘160km의 속구’와 ‘예리한 변화구’가 완벽한 조화를 이룰 안우진의 진짜 ‘클라이맥스’다. white2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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