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우, 4할 맹타에 홈런까지
김영웅 돌아와도 장담 못 할 수준
“난 그냥 준비하고 있을 뿐”
그만큼 삼성이 더 강해진다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백업이 할 게 뭐 있나요. 준비해야죠.”
주전이라 하기는 어렵다. ‘오른손 대타 1번’ 정도 된다. 기회가 왔다. 완벽하게 움켜쥐는 모습이다. 이 추세면 그냥 주전이라 해도 된다. 정작 선수는 그냥 씩 웃는다. 삼성 전병우(34)가 주인공이다.
롯데-키움을 거쳐 2023년 11월 2차 드래프트 통해 삼성에 왔다. 주전은 아니다. 전천후 백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주포지션 3루에 2루와 1루까지 본다. 방망이도 쏠쏠하다. 2025시즌 타율 0.273, OPS 0.761 올렸다.

2026시즌도 역시나 출발은 백업이다. 갑자기 기회가 왔다. 김영웅이 부진에 빠졌고, 햄스트링 부상까지 당했다. 지난 11일 말소됐다. 3~4주라 했다.
여기 전병우가 들어갔다. 대타로 나가서도 꼬박꼬박 안타를 치면서 팀에 힘을 보탰다. 아예 선발로 나가니 날아다닌다.
11일부터 18일까지 6경기에서 25타수 10안타, 타율 0.400에 1홈런 10타점이다. OPS가 1.043에 달한다. 18일 LG전에서는 결정적인 3점포를 터뜨리기도 했다.

시즌 전체 기록으로 봐도 11경기, 타율 0.419, 1홈런 10타점, OPS 1.095다. 김영웅이 시즌 타율 0.171, 3타점, OPS 0.429가 전부다. 홈런도 없다. 김영웅이 돌아와도 전병우 그대로 써야 할 판이다.
이렇게 잘하고 있지만, 전병우는 담담하다. “내 역할은,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 강조한다. 프로 12년차다. 욕심을 낼 법도 하다. 그런 것 없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뒤에서 노력은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 벤치에 있다가 경기 후반 대타로 나서 안타 생산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초반 팀 내에서 이걸 가장 잘한 선수가 전병우다. 그만큼 애를 썼다는 얘기다.
그는 “다른 것 없다. 그냥 계속 준비한다. 반응이 빨라야 하니까, 피칭머신 스피드를 시속 160㎞씩 놓고 치기도 한다. 아니면 아예 앞으로 더 나가서 치기도 한다. 그렇게 준비하고 있어야 타석에 섰을 때 뭐라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단한 것도, 나만 그런 것도 아니다. 백업은 다 그렇게 준비해야 한다. 언제 나갈지 모른다. 대신 중요한 순간 감독님이 나를 써주시는 것 아닌가. 거기 부응해야 한다. 그러면 허투루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 노력의 결과물이다. 선발로 나간다고 그 노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덕분에 삼성도 잘나가고 있다.
이제 김영웅이 돌아와도 모른다. 박진만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도 있다. 넓게 보면 이게 다 ‘뎁스’다. 장기 레이스에 두꺼운 선수층은 필수다. 삼성이 이게 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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