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kt 위즈 파크, 여기에서 새 역사를 쓴다!
[스포츠서울] kt 위즈의 조범현 감독과 신규 입단 선수들이 18일 오전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념 촬영에 응하고 있다.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프로야구가 10구단 체제를 맞이한 계기는 단연 신생팀 kt의 창단 덕분이다. 10개구단 시대에 1000만 관중을 예상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kt가 안정적으로 연착륙에 성공할 것인지 여부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현대가 잠시 머물기도 했던 수원은 수 년째 야구 불모지였다. 임시 연고지가 아닌 지역 프랜차이즈라는 정통성을 갖고 태어난 kt가 수원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하는 책임이 있는 이유다. kt는 과연 수원에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스포츠메카 꿈꾸는 수원, 날개단 kt
현대가 임시 연고로 머물던 수원은 10여 년 만에 전혀 다른 도시로 탈바꿈했다. 과거에는 축구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2010년대 이후 ‘스포츠 메카’를 자처하고 있다. kt가 수원에 둥지를 틀면서 프로야구와 축구, 남·녀 배구 등 프로스포츠 세 종목을 연고로 둔 도시로 부상했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 블루윙스는 1995년 창단 이후 18시즌 동안 리그 4회 우승을 포함해 아시아 최고 클럽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여자배구 현대건설도 수원에 뿌리를 내린 뒤 2011년 통합챔피언에 등극하며 36년 명가 자존심을 지켰다. 프로야구 10구단 kt 유치에 성공한 수원은 지난해 310여 억원의 국·도비 예산을 투입해 수원구장을 리모델링해 개장을 앞두고 있다.

kt 위즈, 수원구장 기념 바다돌 프로모션
kt wiz 프로야구단(사장 김영수, ktwiz.co.kr)은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 완공을 기념하고 내년 1군 데뷔의 기쁨을 팬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kt wiz 기념 바닥돌 프로모션을 25일부터 실시한다. 제공 | kt 위즈 프로야구단


뿐만 아니다. 2017년 20세 이하 월드컵 축구대회 유치에도 열을 올리는 등 스포츠에 대한 대대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제대회 11건, 전국대회 59건 등 70차례 대규모 스포츠 대회를 개최해 스포츠메카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유는 뚜렷하다. 수원시는 최근 3년 간 치른 대규모 스포츠대회를 통해 7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역 최고 인기구단인 삼성 블루윙스는 868억원의 경제파급효과와 800여 명의 고용 유발효과를 가져왔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를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걸었고 kt가 응답하며 수원시의 정책방향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 됐다. kt 유치에 성공했을 때 한양대 스포츠산업 마케팅센터는 “구장을 중심으로 상권이 활성화되면 2300억원 이상의 경제 유발효과와 1400명 이상의 고용창출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kt가 프랜차이즈 구단으로 뿌리 내리기를 수원시만큼 간절히 바라는 곳도 없다는 얘기다.

◇수도권 프리미엄 통신라이벌 활용해야
신생팀이 연고지역에 빠르게 녹아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우리’라는 개념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2007년을 끝으로 현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후 7년 동안 수원 시민들은 야구를 보기 위해 서울과 인천 등으로 원정을 떠나야 했다. ‘우리 지역에 프로야구팀이 있다’는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kt와 수원시가 머리를 맞대고 마케팅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고심하는 이유다. 수도권 구단이라는 프리미엄을 적극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인천을 연고로 한 SK는 2006년 홈 관중이 30만명에 불과했지만, 2007년부터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스포테인먼트’로 2011년 100만 관중시대를 열었다. 구단의 적극적인 마케팅전략과 수도권 프리미엄이 시너지효과를 낸 사례라 할 수 있다.

[SS포토] 한국시리즈 6차전, 시구하는  kt wiz 마스코트
[스포츠서울] 11일 잠실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kt wiz의 마스코트인 ‘빅(vic)’과 ‘또리(ddory)’가 시구를 하고 있다. KBO는 프로야구 10구단 체제의 출범을 기념하고, 내년부터 1군 무대에 참가하는 kt wiz의 선전을 팬들과 함께 기원하고자 kt wiz의 마스코트 ‘빅’과 ‘또리’를 한국시리즈 6차전 시구자로 선정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9번째 구단인 NC는 2013년 1군에 데뷔할 당시 “야구는 도시 연고제다. 지역에 제대로 정착하지 않으면 전국구 구단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마케팅전략 포인트로 삼았다. 이런 관점에 비춰보면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인 수원은 지지기반이 조성될 경우 단기간에 전국국 구단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근 지역인 화성 안양 용인 등을 비롯해 경기도민의 지지기반을 쌓는다면, 서울과 인천을 연고로 하는 팀들과 경쟁도 가능하다. kt 이상국 홍보팀 과장은 “수원은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한 도시다. 대학교도 많아 젊은 도시라는 이미지도 있다. 야구뿐만 아니라 이미 활성화돼 있는 축구 배구 등 프로스포츠 구단과 아마추어 종목을 포함한 스포츠 동호회 및 체육단체들과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갖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지기반은 ‘공공의 적’이 탄생하면 더욱 빠르게 모이기 마련이다. 라이벌구도를 형성하는 것이다. 2008년 창단한 넥센이 SK와 서울 서남부, LG 두산과 ‘서울라이벌’ 구도를 의도적으로 만들었고, NC 역시 롯데를 전면에 내세워 라이벌구도를 형성한 것이 좋은 예다. 특히 프로야구 9번째 구단으로 마산에 둥지를 튼 NC는 마산구장에 입점한 편의점에 롯데 관련 제품을 제외하고 ‘롯데 여신’으로 불렸던 치어리더 김연정을 영입하는 등 적극적인 ‘롯데 공략’을 통해 경남팬을 빠르게 흡수해 나갔다. kt 역시 SK, LG와 ‘통신전쟁’을 펼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SS포토] KT 조범현 감독, 대형아! 이제 한 팀이구나!
[스포츠서울] 프로 야구 신생팀 KT 위즈의 조범현 감독이 4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KT의 특별 지명으로 한 팀이 된 이대형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마법사들의 도시 ‘수원의 아들‘ 키워야
1군 첫 해 뛰어난 성적을 기대키 어려운 만큼 차별화된 볼거리와 먹거리로 팬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새롭게 개장한 위즈파크도 눈여겨 볼 대상이다. kt가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홈그라운드이기 때문이다. 익사이팅 존이나 내야 테이블 지정석, 외야 잔디석, BBQ존 등은 문학이나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무엇보다 외야 관중석에 별도의 건물을 세워 ‘스포츠펍’을 설치해 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포츠펍은 맥주를 포함한 각종 식음료를 즐기며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kt만의 차별화된 관중석이다.

관중들을 불러 모으는 데 성공했다면, ‘수원의 아들’들이 무럭무럭 성장해야 한다. NC 박민우 나성범 이재학 등이 창단 3년 만에 프랜차이즈 스타로 발돋움한 것이 좋은 예다. 구단 창단과 함께 입단해 1군 주축으로 성장하는 젊은 선수들은 팬들로부터 ‘내새끼’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실력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지난해 퓨처스리그 홈런왕에 오른 김사연과 다승왕 박세웅 등이 ‘수원의 아들’로 성장해야 한다. 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팬들도 “kt의 미래가 밝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kt측은 “야구단을 창단할 때 수원 시민들이 얼마나 야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팬들의 모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그래서 이들이 모두 kt의 지지자가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야구 불모지로 악명 높았던 수원을 kt가 마법사들의 도시로 변모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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