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대 최고액 ‘11년 307억’
노시환, 1라운드 ‘벤치 신세’
김도영·위트컴·문보경에 밀린 입지
8강 단판 승부서 자존심 회복 절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다년 계약을 체결한 ‘비싼 몸’인이다. 정작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17년 만의 결선 진출이라는 경사 속에서도 웃지 못했다. 노시환(26·한화)의 얘기다. 이대로는 안 된다. 마이애미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비로소 본인의 자존심과 몸값을 동시에 회복할 수 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단판 대결을 펼친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4강 신화냐, 귀국길이냐가 결정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류 감독은 1라운드 내내 승리를 위해 모든 가용 자원을 쏟아부었다. 승부처마다 대타 문현빈(한화)과 구자욱(삼성)이 방망이를 곧추세웠고, 박해민(LG)과 신민재(LG) 등 전문 대주자 요원들이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그러나 이 긴박한 교체 명단 속에서 노시환의 이름은 매번 빠져 있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11년 총액 307억원이라는 전인미답 계약으로 화제를 모았다. 대표팀 내 입지는 냉정하리만큼 좁다. 3루 주전 경쟁에서는 김도영(KIA)과 메이저리거 셰이 위트컴(휴스턴)의 벽에 막혔고, 1루에는 문보경(LG)이 버티고 있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실전 감각 문제일까. 조별리그 최종전인 호주전에서 1루수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무안타로 침묵했다. 결국 경기 후반 위트컴과 교체되며 씁쓸하게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대표팀의 ‘비행기 세리머니’를 고안한 주인공으로 더 자주 회자하는 실정이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중요하지만, 팬들이 307억원의 사나이에게 기대하는 것은 결정적인 순간 담장을 넘기는 호쾌한 한 방이다.

지면 곧바로 끝인 ‘외나무다리 승부’다. 도미니카전은 1라운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투수들이 마운드에 오른다. 류 감독으로서도 컨디션이 좋은 선수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할 수밖에 없다. 노시환에게 주어질 기회는 지극히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 벤치에서 시작하더라도 대타 한 타석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다면 흐름은 바뀔 수 있다. 307억원의 무게를 견디는 방법은 오직 실력뿐이다. 마이애미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노시환이 침묵을 깨고 거포 본능을 되살릴 수 있을까.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위해서도,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도 노시환의 ‘반전’이 절실한 시점이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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