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오사카=박연준 기자] “이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대표팀 류지현(55) 감독이 감사 인사를 전했을 정도다. 그만큼 이들 덕분에 대표팀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바로 오릭스전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대표팀 임시 선수, 일본 독립리그 투수들이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식 평가전에서 8-5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의 숨은 주역은 다름 아닌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소속의 이시이 코키와 고바야시 타츠토였다.

진풍경은 8회말에 펼쳐졌다. 8-5로 앞선 2사 2루 상황, 유영찬(LG)의 투구 수가 30개에 육박하자 류지현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마운드에 오른 이는 낯선 얼굴의 이시이였다. 그는 실점 위기 상황에서 전력을 다해 투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이어 9회말에는 고바야시가 등판해 깔끔한 삼자범퇴로 한국의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일본인 투수가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이유가 무엇일까. WBC 공식 평가전 규정상 팀 사정에 따라 예비 명단 투수 활용이 가능하다. 전날 한신전에 7명의 투수를 쏟아부었던 대표팀은 이날 데인 더닝(시애틀)을 시작으로 6명의 투수만 운용할 계획이었다. 5일 체코전을 시작으로 조별리그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기에 본선 엔트리 투수들을 아껴야 했다.

이 ‘깜짝 지원군’들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이시이와 9회를 삭제한 고바야시의 호투 덕분에 대표팀은 추가 투수 소모 없이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임무를 마친 두 선수는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환하게 웃었고, 한국 선수들도 하이파이브로 고마움을 전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후 “어쨌든 이겨야 팀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흘러간다”며 “우리 대표팀의 승리를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던져준 이시이와 고바야시, 두 선수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라고 특별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의 승리를 지켜낸 일본인 투수들이다. 대표팀 분위기에 이들 지분이 8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헌신적인 투구 덕분에 류지현호가 최상의 기분으로 도쿄로 향할 수 있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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