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베테랑’ 김민성, 두산전 역전 만루포

6-2 리드 속 3회말우천 노게임

“은퇴 전까지 후배들 이기겠다”

내야 주전 경쟁 불씨…“감독·코치님 머리 아팠으면”

[스포츠서울 | 미야자키=이소영 기자] “감독님과 코치진이 시즌 구상할 때 머리가 아팠으면 좋겠다.”

두산-롯데 평가전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린 베테랑 김민성(38·롯데)은 이렇게 말하며 녹슬지 않은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전 자리를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롯데는 26일 일본 미야자키 선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두산과 평가전에서 6-2로 앞서던 3회말, 악천후로 노게임 선언을 받았다. 김민성은 3회초 전준우의 대타로 나서 역전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앞선 타석에서 공을 몸에 맞은 전준우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다.

경기 초반 선발 교야마 마사야가 흔들리며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3회초 롯데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볼넷과 폭투, 안타로 이어진 득점권 상황에서 김민성은 이영하의 초구를 통타해 담장을 넘겼다.

다만 변수는 날씨였다. 가랑비로 시작된 비는 이내 굵어졌고, 결국 3회말 우천 취소가 됐다. 김민성의 역전 홈런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롯데로선 아쉬운 결과다.

경기 후 만난 김민성은 “오히려 좋다. 만루 홈런도 치고, 손맛도 봤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팀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이 딱 좋은 상황이다. 선수들이 많이 달아오른 상태인데, 만약 역전당했다면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며 “결과론적으론 나만 씁쓸하게 됐지만, 이긴 거나 다름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홈런 상황과 관해선 “타이밍이 빨랐다면 파울이 됐을 것”며 “늦더라도 발사각만 잘 나오면 휘지 않고 폴대 쪽으로 잘 뻗는다. 공교롭게도 조금 먹힌 타구가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직전 세이부전에 이어 두산전에서도 연이틀 맹활약했지만, 들뜨지 않았다. 그는 “연차가 쌓여도 캠프부터 실전에 나서면 늘 어렵다”며 “준비한 걸 점검하는 과정인 것 같다. 결과도 따르고 있지만, 지금은 경기 감각보다 컨디션 유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롯데는 야구 외적인 일로 곤욕을 치렀다. 대만 원정 도박 파문에 주전 내야수인 고승민·나승엽이 포함되며 시즌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해 팀 사정이 안 좋았을 때도 여러 백업 선수가 역할을 잘 해줬다”고 말문을 뗀 그는 “그 경험을 통해 성취감뿐 아니라 책임감도 느꼈을 것이다. 어려운 부분이지만, 시즌에 들어가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 선수로서 주전 욕심을 내는 건 당연하다. 김민성은 “나에게 먼저 기회가 오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후배들이 자리를 못 잡으면 기회는 분명 온다. 은퇴하기 전까진 이 선수들을 이기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 때문에 감독님과 코치진이 고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게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며 “무엇보다 좋은 쪽으로 골치가 아파지는 것 아닌가. 어디에서든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어수선했던 분위기도 점차 정리되는 모습이다. 김민성은 “대만에서 어수선했던 건 사실”이라며 “주장 미팅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안정된 것 같다. 준우 형이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이 일에 관해 더 이상 드릴 말씀은 없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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