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점령한 ‘신데렐라’ 파워…대학로에 꽃이 피었습니다!
행복 찾아 삼만리…‘어른이 뮤지컬’의 또 다른 감동
3월 1일까지 플러스 씨어터 공연…7일부터 지방 투어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뮤지컬 배우 서동진은 2023년 대학로 뮤지컬의 붐(Boom)을 일으켰다. 당시 대극장에만 몰렸던 관객 동향을 바꾼 것. 그는 뮤덕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소극장 공연의 화제성을 입증하며 침체됐던 대학로의 ‘봄날’을 열었다. 나아가 ‘신데렐라’ 신드롬을 일으키며 작품의 흥행까지 견인했다.
서동진은 2022년 사연부터 현재까지 뮤지컬 ‘난쟁이들’에서 ‘신데렐라/왕자2’로 출연 중이다. 새로운 동화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동화 나라 무도회에서 진실한 키스를 찾아 헤매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의 동심을 파괴하는 천방지축 공주로 등장해 ‘어른이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 최상의 만족을 선사하는 ‘웃음’…본질을 지키기 위한 ‘고민’
‘난쟁이들’은 작품의 성격과 소극장만의 묘미가 가미된 작품인 만큼, 공연 중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펼쳐지곤 했다. 이때마다 서동진은 ‘원더우먼’처럼 등장해 특유의 유쾌함으로 흐름을 이어갔다. 몇몇 장면들은 영상으로 박제돼 릴스와 숏폼 등 각종 SNS를 도배하며 작품에 대한 호기심도 끌어 올렸다.
대표적인 장면은 일명 “공주님들”과 “쇄골 격파사건” 등이다. 무도회에 도착한 공주들을 호명할 때 한 관객이 배우 대신 대답했을 때 서동진은 “공주 입장”을 외치며 “나보다 먼저 온 공주가 있었어?”라고 여유 있게 위기를 넘겼다. 또 드레스를 들치고 오두방정 뛰어다니다가 관객들을 향해 ‘쇄골 어택’으로 폭소를 터뜨렸다.
이 밖에도 배우·관객들과의 남다른 티키타카로 폭소를 자아낸 영상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반복 노출되면서 흥행 돌풍의 일등 공신이 됐다.
서동진은 최근 스포츠서울을 만나 ‘난쟁이들’의 진가는 공연의 여운을 통해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품의 진정한 메시지에 대해 “공연에 앞서 배우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드라마에서 벗어나지 않고, 단순히 웃음만 전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개막한 10주년 기념 공연은 3월의 마지막 무대까지 전석 매진이다. 이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작품’의 흥행 비결에 대해 “기능적 재미에 이끌려 호기심만으로 공연장을 찾지 않았을 것”이라며 “스토리와 캐릭터, 넘버까지 모든 게 잘 맞춰져 있는 완성된 퍼즐 같다. 배우들만큼 극 전체를 관통하는 드라마를 알아본 관객들의 홍보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 ‘어른이’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상…행복을 찾아 나선 여행
서동진은 극의 마지막 장면을 힐링 포인트라고 소개했다. 마치 강강술래 하듯 모든 배우가 손잡고 해맑게 웃는 모습을 떠올리며 “어릴 때 막연한 해피엔딩에 열광하며 동화책을 읽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세상에 부딪히면서 막연한 건 없다고 느꼈다”라며 “‘난쟁이들’은 동화책을 다시 읽었을 때 느끼는 위로와 같다. 작품 속 동화가 다르게 해석되지만, 잊고 있던 행복을 찾아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난쟁이들’은 주인공들이 시련과 역경을 겪으면서 깨달은 진정한 사랑을 ‘어른’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한다. 꿈 많던 ‘어린이’가 갖은 풍파를 겪으면서 걸어온 시간을 보듬듯 따뜻한 울림을 전한다.
작품 속 인물들이 우리의 삶과 연결돼있다. 서동진은 “완벽한 캐릭터가 없다. 이게 우리의 모습”이라며 “꿈꿨던 모습이 아닐 때 좌절한다. 하지만 작품에서는 이 과정을 실패가 아닌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행복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 진정한 해피엔딩이란?…나만의 숨은 매력 찾기
이날 서동진은 무대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2년 전 ‘난쟁이들’을 보고 심리적 치유를 받아 웃음을 되찾았다는 팬이 있었다. 이번 시즌의 공연도 관람했다는 소식에 무척 기뻤다”라며 “어쩌면 일로 오르는 무대일 수도 있지만, 무엇이든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 번의 공연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에 더 잘해야 한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난쟁이들’은 동화의 주인공 자리를 두고 쟁탈전을 벌이던 공주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지만 인어공주와 찰리, 백설공주와 빅, 그리고 신데렐라와 왕자3이 이룬 조건 없는 사랑으로부터 진정한 해피엔딩을 완성한다.
그는 극 중 ‘신데렐라’의 대사 “비로소 행복하다”를 언급하며 “막연한 나의 꿈에만 매몰되면 거기서 행복을 찾는 건 어렵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1위를 두고 경쟁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1위가 되는 것도 힘들고, 또 그 자리에 섰을 때 과연 행복하냐는 의문도 든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디테일한 드라마는 달라도,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메시지는 비슷할 것”이라며 “힘들고 지쳤을 때 책장에 꽂혀있는 낡은 동화책을 다시 읽는 느낌일 것이다. 어릴 적 좋아했던, 왕자와 공주가 손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하면 위로가 될 것이다. ‘난쟁이들’은 위로를 통해 깨닫는 해피엔딩이다”라고 말했다.
서동진은 오는 3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플러스 씨어터에서 펼쳐지는 ‘난쟁이들’ 10주년 기념 공연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7일부터는 지방 투어에 나선다. 이어 4월 16일까지 ‘은밀하게 위대하게 : THE LAST’에서 ‘리해랑’ 역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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