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마침내 정상이다. 음악의 힘이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차세대 간판 그룹 키키(KiiiKiii)가 10일 미니 2집 ‘델룰루 팩(Delulu Pack)’ 타이틀곡 ‘404(New Era)’로 멜론 톱100 차트 1위에 등극했다. 키키(지유 이솔 수이 하음 키야)의 데뷔 첫 멜론 차트 정상이다. 앨범 발매 16일 만에 일궈낸 쾌거다. 특히 ‘좋은 음악은 결국 통한다’는 신념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결과이자, K팝의 세대 교체가 본격화됐다는 신호탄이다.
키키의 이번 1위는 팬덤의 집단적 화력에 기댄 성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각종 차트가 대형 팬덤의 화력 경쟁으로 변모한 상황에서, 대중성이 필수적인 멜론 톱100 차트 1위는 키키가 음악으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고 자력으로 정상을 밟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키키의 음악은 시작부터 독창적이었다. 데뷔곡 ‘아이 두 미(I DO ME)’부터 이번 ‘404’까지, 곡의 포문을 여는 2010년생 막내 키야의 매력적인 중저음 보이스는 이제 키키 음악의 시그니처 사운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특유의 무게감 있는 도입부가 곡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고, ‘404’의 “나 잡아봐라” 구간처럼 감미로운 사운드가 맞물리며, ‘젠지미(Gen Z美)’를 표방하는 키키의 자유분방한 매력이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데뷔 초부터 일관되게 밀고 온 키키의 음악 색깔이 ‘404’를 기점으로 비로소 대중의 귀에 ‘고유한 정체성’으로 받아들여진 셈이다.


키키는 ‘아이 두 미’의 성공 이후에도 안전한 길을 택하지 않았다. 한 장르나 스타일에 매몰되지 않고, 힙합 기반의 몽환적인 EDM 트랙 ‘BTG’나 신스팝 분위기의 댄스 곡 ‘댄싱 얼론(DANCING ALONE)’ 등 다양한 음악을 도전적으로 탐색해왔다. 이러한 행보는 키키를 단순히 ‘성과주의 아이돌’이 아닌, 음악적 지향점이 분명한 ‘실력파 아이돌’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멤버들의 탄탄한 실력은 키키의 음악이 대중의 인정을 받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404’의 격렬한 안무 역시, 동시에 이들의 흔들림 없는 라이브 실력이 도드라지는 결과로 작용했다.


기획력도 돋보였다. 인터넷 오류 페이지를 뜻하는 ‘404 낫 파운드(404 Not Found)’를 노래 소재로 삼은 참신한 발상은 젊은 세대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었다. 정해진 좌표 안에 갇히기보다 ‘찾을 수 없는(Not Found)’ 미지의 영역으로 자신을 던지고 싶어 하는 젠지 세대의 욕구, 즉 남들과 구분되고 싶은 개성을 ‘404’라는 코드로 절묘하게 치환했다.
가사도 그 연장선에 있다. “백지를 내도 백 점”이라는 노랫말은 기성세대가 규정한 정답 대신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를 상징하는 메시지인데, 키키가 규격화된 K팝 걸그룹 공식을 따르지 않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결국 키키의 이번 1위는 정직한 결과다. 대중성, 음악성 그리고 실력이라는 세 박자가 시너지를 발휘한 성과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가사처럼 이제 키키는 쉽게 대체될 수 없는 자신들만의 ‘뉴 에라(New Era)’를 K팝 신에 열어젖혔다. rok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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