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영준의 포부
올시즌 모든 것을 걸었다
김영준 “어떤 보직이든, 팀 도움될 것”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올시즌에도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은퇴까지 각오하고 있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던지겠다.”
프로 9년 차를 맞이하는 롯데 투수 김영준(27)이 배수의 진을 쳤다. 유니폼을 갈아입고 맞이하는 새 시즌, 그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으로 자신을 몰아세우고 있다.

김영준은 지난 2018년 LG 1차 지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입단 당시 시속 148㎞의 빠른 공을 던지며 마운드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연차가 쌓일수록 구속은 정체됐고 성과는 미미했다. LG에서 보낸 8년 동안 1군 등판 기록은 단 31경기에 불과했다. 통산 4승2패, 평균자책점 5.28이라는 성적표는 1차 지명이라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정체기에 머물던 그에게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지난해 말이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의 지명을 받으며 정든 서울을 떠나 부산에 둥지를 틀었다. 김영준은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나를 선택해준 롯데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LG에서는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늘 아쉬웠는데, 롯데에서는 반드시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의지는 행동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미 부산으로 거처를 옮기며 조기에 적응을 마쳤다. 김영준은 “야구만 잘하면 그 어느 곳보다 뜨거운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롯데라고 들었다”며 “이사까지 마친 만큼 비시즌, 오직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어느덧 이십 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도 그를 채찍질하는 요인이다. 김영준은 “냉정하게 내 위치를 잘 알고 있다. 1군에 최대한 오래 살아남는 것이 현실적이면서도 절실한 목표”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미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걷는 친구들도 많다. 여기서 꽃을 피우지 못하면 나 역시 유니폼을 벗어야 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다”며 절박한 심경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보직에 대한 욕심은 없다. 팀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영준은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해봤기에 어떤 보직이 주어지든 부담은 없다”며 “감독님께서 맡겨주시는 역할에 최선을 다해 부응할 자신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실력으로 기억되는 선수가 되는 것, 그것이 김영준이 그리는 마지막 시나리오다. 그는 “항상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로 기억되는 것을 꿈꿔왔다”며 “많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으니 롯데 팬들께서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