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같은 백종원이 등장했지만, 시청자의 체감 온도는 전혀 달랐다. 한쪽은 논란의 중심에 섰고, 다른 한쪽은 성과로 증명했다. 차이를 만든 건 연출의 방향이었다.

논란의 출발점은 MBC ‘남극의 셰프’다. 공익 프로젝트를 표방하며 남극 세종과학기지를 배경으로 삼았지만, 방송 이후 백종원을 두고 후폭풍이 거셌다. 요리 자체보다 ‘누가 문제를 진단하고, 누가 해결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진 구조가 반복됐다. 현지 식자재를 두고 결핍을 강조하고, 그 위에 백종원의 솔루션을 얹는 전개는 익숙함을 넘어 피로감을 남겼다.

간접광고 논란까지 겹쳤다. 방송에 등장한 메뉴가 백종원이 이끄는 더본코리아의 실제 판매 메뉴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방심위 민원으로 이어졌다. 제작진은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공익’을 전면에 둔 기획에서 상업적 오해가 발생했다는 점 자체가 프로그램의 설계 착오를 드러냈다.

결정적으로 비판 여론을 키운 건 ‘백종원 중심 서사’였다. 남극이라는 특수한 공간, 세종과학기지라는 상징적 현장보다 백종원의 해결 능력이 전면에 배치됐다.

반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이하 ‘흑백요리사2’)는 같은 백종원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활용했다. 백종원은 심사위원으로 존재했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아니었다.

화면은 요리를 하는 셰프들의 선택, 실패, 경쟁에 집중했다. 누가 옳은지를 설명하기보다, 왜 그런 선택이 나왔는지를 따라갔다. 핵심은 연출의 태도였다. 제작진은 백종원 논란을 해명으로 덮지 않았다. 백종원을 지우지도, 과도하게 감싸지도 않았다. 대신 ‘흑백요리사’ 플랫폼의 구조를 신뢰했고, 셰프 간 경쟁의 밀도로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이 차이는 성과로 곧장 연결됐다. ‘흑백요리사2’는 공개 2주 만에 누적 1020만 시청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흥행을 이어갔다. 한 방송 관계자는 “요즘 시청자는 ‘누가 해결했는지’보다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를 본다”며 “‘흑백요리사2’는 심사위원의 이름값이 아니라 참가자들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주효했다. 백종원을 덜 보여준 것이 오히려 백종원을 살린 셈”이라고 짚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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