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리스트인 김보름(32)이 현역 은퇴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김보름은 30일 자기 소셜미디어를 통해 ‘11세에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대표로 얼음 위에 서며 제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다. 그리고 올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꿈을 따라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 그 길 위에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이라는 값진 무대와 소중한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적었다. 아울러 ‘늘 쉽지많은 않았다. 기쁨의 순간도 있었지만, 말로 다 담기 어려운 시간들 또한 지나왔다’며 ‘끝까지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스케이트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제는 조금 천천히 걸어보려 한다. 운동을 통해 배운 마음가짐과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길을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쇼트트랙을 배우며 빙상과 첫 연을 맺은 김보름은 2010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중장거리 국가대표로 장기간 활약했다.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3000m 은메달을 거머쥐며 주목받은 그는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50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3000m와 매스스타트,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그리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은빛 레이스를 펼쳤다. 그러나 앞서 대회 팀추월 8강 이후 불거진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팀 동료이자 선배였던 노선영이 다른 선수보다 한참 뒤처지면서 한국이 4강 진출에 실패했는데 이후 노선영이 인터뷰에서 “김보름이 따로 훈련하는 등 특별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 김보름이 노선영을 따돌렸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특정 감사를 시행한 결과 ‘선수에게 고의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김보름은 노선영이 허위 주장을 했다며 2020년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는데 최종 승소했다.

누명을 벗은 김보름은 정신과 통원치료를 다니며 선수 황혼기를 보내야 했다. 진실을 알게 된 대중은 김보름이 평창 시절 매스스타트 은메달 직후 얼음 위에서 펑펑 운 마음을 헤아리며 응원 목소리를 냈다.

기나긴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그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한결 밝은 모습으로 대중과 호흡했다. 마침내 올해 끝자락 희로애락으로 점철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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