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급 인기 ‘K-뮤지컬’, 어깨춤 저절로 ‘덩실’
남녀노소 즐기는 문화생활…커플·가족 관람 증가
첫 선 ‘알라딘’, 최고 티켓 판매로 ‘성공’
10주년 한국뮤지컬어워즈·60주년 기념 ‘백상’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2025년 한국 뮤지컬 업계는 말 그대로 뜨거웠다. 특히 창작 뮤지컬들의 활약으로, 과거 해외 라이선스 작품과 경쟁 구도를 이뤘다. 그 결과, ‘K-컬처’에서 독립해 ‘K-뮤지컬’ 타이틀을 달고 세계로 뻗어나갔다.
침체됐던 공연의 거리인 대학로에 다시 ‘봄’이 찾아왔다. 관객들이 대극장 중심의 관극에서 벗어나 중소극장의 창작 뮤지컬에도 흥미를 느끼면서 신선한 ‘붐’을 일으켰다. 이러한 활기는 공연문화계를 넘어 정치·경제·사회 분야 등으로 관심도를 끌어 올렸다. 이는 유튜브·굿즈·네컷사진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발전, 친숙한 ‘국민 문화/여가생활’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지속하기 위해 사단법인 한국뮤지컬협회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등과 함께 ▲K-뮤지컬국제마켓 ▲인재 발굴 및 육성 ▲글로벌 역량 강화 등 K-뮤지컬 산업 발전과 확장된 관객 문화 경험에 대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 세계 뮤지컬시장 정복 나선 ‘K-뮤지컬’
한국뮤지컬학회가 지난 8월 발표한 올 상반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티켓판매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서 티켓 판매된 뮤지컬 공연 1587건, 회차 2만1378회, 티켓예매수 약 400만 매, 판매액 약 2376억 원이었다. 이는 전체 한국 공연시장의 16.1%, 34.8%, 37.4%, 32%를 각각 차지했다.
올 상반기는 전년 동기 대비 전 부문에서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공연 회차는 두 자릿수(10.5%) 상승했다. 아동공연이 72.4%로 가장 많이 무대에 올랐다.
세계시장 내 한국시장 규모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2024년 한국 관람객 수는 783만 명으로 브로드웨이의 53.3%, 웨스트엔드의 45.8%로 나타났다. 반면, 티켓판매액 규모는 약 14만 원인 브로드웨이의 22.5%, 약 11만 원인 웨스트엔드의 24.7%로 낮은 4651억 원(약 5.9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고가의 티켓 가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극장을 비롯해 중소극장까지 시즌 내내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어, 잠깐의 정보 검색으로 ‘반값’ 관람 기회를 잡을 수 있다.

◇ 회전문부터 효도 관람까지…“에브리바디, 뮤덕하라!”
관람객 특성을 살펴보면 대학로를 중심으로 한 중소극장에는 일명 ‘회전문’이라고 불리는 다 회차 관객과 뮤지컬 마니아가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부가 상품 역시 6배 이상 더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더 이상 ‘뮤덕’들만의 소유물이 아니었다. 대중성 중심의 대극장에는 커플 또는 가족 관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인기 라이선스 작품은 물론 해외 오리지널팀의 내한 공연, 남녀노소 익숙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데이트 또는 효도 관람이 다른 작품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관객 21.5%는 대학로를 찾았다. 다시 무대를 찾은 배우들과 새로운 얼굴들의 등장이 관객들을 끌어모았다. 토니상 6관왕의 주인공 ‘어쩌면 해피엔딩’을 비롯해 ‘배니싱’ ‘베어 더 뮤지컬’ ‘난쟁이들’ ‘빨래’ ‘와일드 그레이’ 등이 굳건한 팬덤을 구축했다.
대극장의 흥행은 고공행진 수준이었다. 10주년 기념 공연부터 신작, 최정상급 배우들의 캐스팅 경쟁을 펼친 작품들이 ‘티켓팅 열전’을 일으켰다.
공연 회차에 따른 차이가 있지만, 올 한해 가장 사랑받은 작품(12월29일 기준)은 ‘알라딘’ 서울 공연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처음 한국에 상륙한 작품으로, 부산 공연도 전체 5위에 랭크됐다.
2위는 13년 만에 돌아온 ‘위키드’ 오리지널 공연이었다. 이어 ‘팬텀’ ‘지킬앤하이드’ ‘물랑루즈’ ‘멤피스’ ‘미세스 다웃파이어’ ‘데스노트’ ‘맘마미아’ ‘킹키부츠’ 등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현재 공연 중인 ‘라이프 오브 파이’ ‘한복 입은 남자’ ‘비틀쥬스’ ‘렌트’ ‘팬레터’ 등이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연말연시 관객들을 초대하고 있다.

2026년 한국 뮤지컬의 역사가 새로 쓰일 전망이다. 오는 1월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한국뮤지컬어워즈’는 자체 10주년 축하 자리로 마련한다. 역대 최다 출품작(107개) 중 수상의 영예를 누릴 왕관의 주인공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 국내 유일무이한 대중문화 종합 예술 시상식인 ‘백상예술대상’은 내년 한국 뮤지컬 출범 60주년을 기념해 뮤지컬 부문이 신설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2025년보다 더 풍성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K-뮤지컬. 겨울잠에서 깨고 다시 무대를 예고한 작품들부터 새롭게 선보일 창작·라이선스 극까지 줄줄이 소식을 전하고 있어, 공연장으로 향할 발걸음을 벌써 설레게 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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